한수원, 2017년 이후 계획예방정비 자체감사에서 적발
3개 원자력본부에서 주먹구구식 비용 산정…문책은 0명

경주에 본사를 둔 한국수력원자력 전경.

경주에 본사를 둔 한국수력원자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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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박동욱 기자] 원전의 계획예방정비 필수 항목 검사를 누락해 국정감사에서 따가운 질책을 받았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원자력본부 상당수가 정비 과정에서 주먹구구식으로 부품 원가를 매겨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계획예방정비'(Overhaul)는 원자력안전법 시행령 등 관련 규정에 의거, 2년 안팎 주기로 원전 가동을 멈추고 계획적으로 진행하는 정비를 의미한다. 이는 원전의 지속적이고 안전한 운영을 위해 실시된다.

어느 원자력본부의 경우 작업이 취소된 공정에 대한 비용도 끼워넣은가하면, 또다른 본부는 특정 원전에 대한 계획예방정비 비용을 2배 이상 부풀려 업체에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은 계획정비 공사 이후 각 발전소마다 실적정산 공량이 제각각 산정된 것을 이상히 여긴 한수원 본사의 자체 감사 결과 확인됐다. 이번 감사는 지난 9월말부터 11월초까지 진행됐으며, 감사 대상은 2017년 1월 이후 계획예방정비공사를 실시했던 원자력발전본부다.

19일 한수원 등에 따르면 A 원자력본부는 원가조사를 잘못 적용하거나 설계공량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원전 4기에 대한 계획예방정비 때 모두 4억2600여만원을 낭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어느 원전에서는 스톱밸브 완전분해 '정비내역' 기입·정산해 놓고도 실제는 손도 안대

B원자력본부는 작업주문을 중복으로 하는 등 제멋대로 계산해 원전 4기에 대해 4970여만원을 날렸고, C원자력본부는 작업을 축소하거나 수행하지 않은 공정에 대해서도 이미 발행한 작업오더 그대로 정산하는 방법으로 원전 4기에 대해 2억3900여만원의 예산을 과다 지출했다.


특히 C원자력본부의 경우 CV-FV LP 스톱 밸브를 완전분해해 점검한다고 '정비내역'에 기입해 놓고도, 실제로는 전혀 하지 않기도 했다.


한수원은 이같은 사실을 감사를 통해 확인했지만, 해당 본부에 다음 공사때 비용을 관련 업체에 차감지급할 것만 지시하고 관련자에 대해서는 1명도 문책하지 않았다. '제 식구 감싸기'의 전형이라는 지적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한편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원전 계획예방정비 항목에서 820여건이 누락됐다는 지적이 제기돼, 한수원의 미흡한 안전관리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한국수력원자력 및 화력발전 5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수원이 지난 2014년부터 2017년 사이 진행됐던 원전 계획예방정비에서 정비항목을 823건 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수원의 안전불감증 문제를 제기했다.


이 의원은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이 의원은 "특히 항목별 안전등급도가 높은 A와 B 등급에 해당하는 등급의 항목누락건도 198건에 달한다"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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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자료에 따르면 작업누락이 가장 많이 발생한 원자력발전소는 월성원전이었다. 이 중 월성 3호기가 전체 누락 823건 중 1/4에 해당하는 221건의 누락 건을 보여 가장 많았다. 이어서 월성 4호기가 137건, 월성 2호기 94건, 월성 4호기 64건 등 월성호기만 전체의 60%를 넘는 516건의 누락을 기록했다.


영남취재본부 박동욱 기자 pdw12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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