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60대 병상 대기하다 끝내 숨져
전국 확진자 사흘연속 1000명대…서울 중증환자 남은 병상 1개뿐
김우주 "1000명 연달아 확진되면 감당 불가능"

지난 14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공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병상 확보를 위한 컨테이너 임시 병상이 설치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14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공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병상 확보를 위한 컨테이너 임시 병상이 설치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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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흘 연속 1000여명을 넘어선 가운데, 60대 확진자가 병상 배정 대기 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늘고, 병상부족이 현실화하면서 제때 치료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00명 보다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으로 방역정책 강화와 병상확보 노력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17일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기저질환이 있는 60대 환자 A씨가 지난 12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사흘 만인 15일 병상 대기 중 숨졌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서울 동대문구 거주자로, 종로구 파고다타운 음식점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다.


A씨는 아내가 11일 확진 판정을 받자, 자신도 검사를 받고 이튿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는 고혈압, 당뇨, 심부전증, 퇴행성 관절염 등 4가지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지만, 목이 조금 간지러운 정도의 '무증상자'로 분류돼 입원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그러나 A씨는 14일 오전부터 가래에서 피가 나오고 기침이 심해지는 등 급격히 증세가 악화했다. 동대문구 보건소는 당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서울시에 '긴급 병상 배정'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별다른 조치가 내려지지 않았고, 다음 날인 15일 오전 아내의 신고로 출동한 구급대가 자택에서 숨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17일 입장문을 내고 "8월21일부터 보건복지부,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가 공동으로 관리하는 '수도권 공동병상 활용계획'에 따라 국립중앙의료원 내 '수도권 코로나19 현장대응반'을 통해 환자 분류 및 병상 배정 업무를 해오고 있다"며 "12월 초부터 확진자 폭증에 따른 행정·의료 시스템의 과부하로 현장대응반에서 병상 배정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있어서는 안 될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데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건복지부(복지부)와 협의해 병상 배정 시스템 등 공공 의료체계를 점검·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17일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중구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17일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중구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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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가 폭증하는 수도권에서는 A씨와 같은 사례가 더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16일) 오후 8시 기준 서울 감염병전담병원 병상가동률은 86.1%다. 중증환자 전담치료 병상은 전체 80개 가운데 79개가 사용 중으로, 입원 가능 병상은 단 1개뿐이다. 시가 운영하는 생활치료센터도 병상 1929 중 즉시 사용가능한 병상은 159개밖에 남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서울 지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는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서울지역 신규 확진자는 전날 오전 0시보다 423명 늘어난 1만345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월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앞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던 것은 지난 12일(399명)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 또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사망자는 22명으로, 하루 사망자로는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사망자는 지난 14일(13명)과 15일(12명)에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전국 신규 확진자 수는 연일 1000명대를 넘어서고 있다. 18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062명으로, 지난 16일(1078명), 17일(1014)명에 이어 사흘 연속 1000명대를 기록했다.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일간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950명→1030명→718명→880명→1078명→1014명→1062명 등 갈수록 증가 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이렇다 보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도 병상 부족으로 제대로 치료를받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는 오는 21일 적십자병원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5곳을 추가 지정해 감염병전담병원의 278병상을 확보한다고 밝혔다.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은 이번 주 2개 병상을 확보하고, 6개 상급종합병원에 총 18개 병상을 확보할 예정이다.


시는 또 중증환자 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코로나19 상태가 호전된 환자를 위한 '준중환자병상' 총 9개를 연말까지 차례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0명 이상 연달아 발생할 경우 국내 의료체계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 우려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름, 가을을 지나면서 바이러스가 빨리 퍼지는 겨울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는데 이를 간과한 것 같다"라며 "신규 확진자 수가 200~300명대 정도라면 수용할 수준이지만, 지금처럼 1000명 이상이 연달아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현재 국내 병상으로는 감당이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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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이어 "보건복지부에서 20일간 매일 1000명씩 환자가 발생하고, 500명이 격리 해제된다고 가정해 연말까지 1만 병상 이상을 추가 확보했다. 그러나 신규 확진자가 1000명만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라며 "확진자는 더 발생할 수 있고, 병상 부족은 이미 현재진행형이다. 시에서 확보하겠다는 건 미래형이다. 방역당국은 국민 생명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거리두기 상향 등 방역정책 강화, 병상확보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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