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무역정책, 과거로의 무조건 회귀는 없다…다자주의 중심 변화 전망
통상국과 관세갈등 수면 아래로…자국우선주의 기조는 유지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관세와 제재가 난무했던 세계무역이 조 바이든 시대를 맞아 다자주의 중심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방법론 측면에서 동맹국들과 공조를 강화하며 중국을 압박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전혀 다른 방법을 구사하는 것은 물론,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도 차별화를 꾀할 것이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바이든 인수위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년간 진행해온 무역정책에 대한 재검토 작업에 조만간 착수한다. 구체적 계획을 내놓지는 않았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철강ㆍ알루미늄 관세와 중국과 유럽 등에 대한 관세 부과 상황 등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최대 노동단체인 미 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의 리처드 트럼카 회장은 "일부 관세는 합의를 깨는 무역에 강제하는 효과 있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지만 일부는 효과 없이 부과된 것들이 있다"며 이를 한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온건파 자유무역주의자로 평가받는 바이든 당선인의 성향으로 볼 때 표면적으로는 통상국과의 관세 갈등은 수면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WSJ는 "바이든 당선인이 일부 관세 부과 종료를 놓고 협상하면서 관계를 재구축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에 대한 압박을 펼치기 위해 전통적 우방국들과 경제적 동맹 관계를 재구축하면서 경제블록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탈퇴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복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미국의 리더십을 회복,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WTO의 개혁과 사무총장 선임 등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무조건적 복귀보다는 그동안 흐른 시간과 달라진 미국 입장이 고려된 다른 형태로 접근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 등과 체결한 USMCA 등을 보면 과거와 달리 디지털무역 등이 많이 강조됐다"며 "그런 측면에서 CPTPP는 미국의 생각을 담기엔 그릇이 작다"고 말했다. 아예 CPTPP를 깨고 새로운 형태의 태평양 무역협정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보조금을 놓고 장기간 싸워온 유럽과의 무역전쟁은 완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유럽연합(EU)은 미국 항공기제조사인 보잉에 대한 미국의 불법 지원과 관련해 40억달러 규모의 미 제품과 서비스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지난달 보잉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국제무역규정 위반으로 간주한다고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EU는 미국의 차기 행정부에서 무역 관련 강경 입장이 완화되길 기대한다는 메시지도 내놓아 양측이 문제를 해결할 여지를 열어뒀다.
또 바이든 당선인이 유세 기간 중 '메이드 인 아메리카' 경제 정책을 펼치겠다고 한 만큼 자국 우선주의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바이든 당선인 캠프의 외교안보팀을 총괄한 토니 블링큰 전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9월 새 관세 부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으면서도 "필요할 땐 관세를 쓰되 전략과 계획을 갖고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당선인의 무역정책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보호무역' 성향이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포브스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4년간 무역전쟁 등이 있었던 점을 언급하며 "내년 1월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할 시기의 글로벌 경제는 그가 2017년 부통령 임기를 마치고 나오던 때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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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은 바이든 당선인이 무역보다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이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줄이는 등 자국 내 경제 이슈 해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역정책은 바이든 당선인이 공화당이 우세를 보이고 있는 상원의 동의를 받지 않고도 적극적으로 색을 드러낼 수 있는 분야인 만큼 조만간 관련 내용을 검토,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 싱크탱크 카토연구소의 스콧 린시콤 선임 연구원은 무역과 이민을 꼽으며 "바이든이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정책 분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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