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불법 투자 의혹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검찰이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의 구형이 떨어지자 정 교수는 고개를 떨구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최후진술에서도 "혐의는 벗겨지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울멱였다. 1년여간의 심리 절차를 마무리한 재판부는 다음달 23일 선고하기로 했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경심 동양대 교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검찰 "법치주의 확립 돼야"… 정경심은 구형에 눈물

검찰은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결심공판에서 "법치주의의 확립 계기가 되는 판결해주시길 청한다"며 재판부에 이같이 요청했다. 또 자본시장법위반 혐의와 관련해 벌금 9억원을 구형하고, 1억6461만원의 추징을 명령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구형 의견을 통해 "이 사건 수사는 시민사회가 제기한 살아있는 권력의 부정부패 의혹에 대해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형사권이 발동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수사 과정에서 적법한 증거에 따라 명확하게 혐의가 확인되는 범죄사실만 기소했다"며 "기소된 범죄들의 경우 그 사안의 중대성 등에 비춰 용인하거나 눈 감고 넘어갈 수 없는 부정부패에 해당하는 범죄들이었다"고 했다.


검찰은 이어 "기소된 사실은 진실로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됐다"며 "부정부패에 대한 책임추궁이 있지 않으면 우리나라 법치주의는 암흑으로 가라앉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정치적 권력과 경제적 권력이 있는 범죄자 천국이 되고 부정부패가 만개할 수 있음을 우려하는 바, 헌법과 법률에 따른 엄정한 판단에 따라 살펴봐달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구형이 진행되는 동안 검사 측을 여러 차례 노려봤으나, 구형량이 나오자 끝내 안경을 벗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방청석에서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한 방청객은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재판장은 이 방청객을 구금한 뒤 감치재판을 열어 방청권을 압수하고 선고 기일에도 방청할 수 없도록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검찰, 혐의 별 질타도… "도 넘은 위법 수단 감행"

정 교수는 2013∼2014년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비롯해 각종 서류를 허위로 발급받거나 위조해 딸의 서울대ㆍ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활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에 취임하자 공직자 윤리 규정을 피하고자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에 차명으로 투자하고, 허위 컨설팅 계약을 통해 1억5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자산관리인 김경록씨를 시켜 자택과 동양대 연구실 PC를 빼내도록 한 혐의도 있다.


이날 검찰은 최후 의견을 통해 이런 혐의들을 조목조목 질타했다. 자녀 입시비리에 대해서는 "피고인 부부는 대학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진리를 가르치고 학사비리를 예방하는 데 앞장서야 할 책무가 있는데도 자녀의 성공을 위해 도 넘은 위법 수단을 감행했다"면서 "입시 시스템의 핵심 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해 많은 청년들과 그들의 부모에게도 상실감과 절망감을 안겨줬다"고 했다.


사모펀드 불법 투자 의혹에 대해선 "부당한 사익을 추구한 사건으로 신종 정경유착 범행"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막대한 자산증식 등을 약속하는 조범동에게 강남 건물주를 꿈꾸며 거액을 투자했다"며 "조범동으로부터 특혜성 수익을 보장받는 방법으로 공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질타했다.


증거인멸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이 사건 진실을 은폐하면서 장관의 검증권을 침해하고 국민주권의 헌법적 이념을 침해했다"며 "조 전 장관 임명 당시엔 관계자들에게 허위 진술을 종용하기도 했는데 이는 대통령의 공직 임명권을 방해하고 침해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정경심 "배우자 사퇴한 사정 생각하면 만감 교차"

정 교수는 최후 진술에서 "이날 이 자리에 담담히 서려고 노력했지만 사건이 갖는 무게감 때문에 심신이 매우 힘든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며 "이 사건으로 공직임명된 배우자가 사퇴할 수밖에 없던 사정 생각하면 만감이 교차한다"고 했다. 또 "학자였던 배우자가 공직자가 된 뒤 누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어느 한 순간 온 가족이 수사대상이 돼 언론에 대서특필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는 상황이 됐다"며 "압수수색을 당하면서 10여년 삶이 발가 벗겨졌고 일 순간 사는 것에 심각한 회의에 빠졌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울먹이며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에 대한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검찰의 공소사실은 내 기억과 너무 차이가 난다"며 "내가 총장한테 말하지도 않았는데 총장은 어떻게 표창장 발급사실을 알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왜 내가 표창장 주셔서 감사하단 인사를 최성해 총장에게 했겠나", "최 총장이 '부산대 말고 경북대 지원하면 전적으로 도와줄 수 있었는데'라고 말했겠나"냐고 되물었다. 정 교수는 사모펀드 불법 투자 의혹에 대해서도 "사모펀드를 잘 몰라서 여기저기 물어보고 공직자 배우자로서 누를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자신으로 인해 수사 대상이 된 주변 인물들에게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그는 "수십 년 쌓아온 인간관계를 이번 사건이 송두리째 무너트렸다"며 "밀접한 관계에 있던 어느 누구도 시련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많은 이들이 수사대상이 되면서 가정도 지탄 대상이 됐다"며 "이 자릴 빌어 수모와 고통을 겪은 여러 지인들께 고개 숙여 사과한다"고 전했다.

AD

정 교수는 재판부를 향해 "자료를 꼼꼼히 검토해서 억울함 없도록 현명한 판결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조사를 마친 뒤 법정 출석하면서 희망을 품었다"며 "검찰이 저에게 첩첩이 덧씌운 혐의가 벗겨지고 진실이 밝혀질 것이란 희망이다. 법에 문외한이지만 이런 희망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