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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내려온다','빙그레우스'… B급 감성에 열광하는 청년들, 왜?

최종수정 2020.10.26 10:43 기사입력 2020.10.26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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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범 내려온다' 콘텐츠 신선하다" 호평
유튜브·마케팅 업계에 이른바 '약 빤' 느낌의 'B급 감성' 유행
전문가 "기성세대의 틀을 깨는 젊은세대의 특성 반영돼"

한국관광공사가 제작한 관광 콘텐츠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서울편./사진=한국관광공사 유튜브

한국관광공사가 제작한 관광 콘텐츠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서울편./사진=한국관광공사 유튜브



[아시아경제 한승곤·김슬기 기자] "이게 뭐냐. 처음엔 그저 '약 빨았다'라고 생각했는데 하루에도 수십 번 보러 들어온다." "웃기는데 묘하게 중독성 있다."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 사이에서 'B급 감성' 열풍이 불고 있다.

'B급 감성'이란 세련되고 화려한 A급 감성에 조금 못 미친다는 의미로 일반적인 형식이나 기법 등을 따르지 않는 것을 뜻한다. 이런 현상은 유튜브와 마케팅 업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30일 한국관광공사는 외국인 대상 유튜브 채널인 '이매진 유어 코리아(Imagine your Korea)'에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서울·부산·전주 편을 게재했다. 게재된 지 3개월만인 현재 해당 콘텐츠의 조회 수는 약 3억 뷰에 육박한다.


특히 서울 편에 삽입된 음악인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는 국악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우스꽝스러운 춤을 활용해 'B급 감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해당 콘텐츠의 댓글에는 "공공기관에서 이런 광고를 한다고? 기획한 사람에게 성과급으로 벌줘라","이게 바로 K-힙 아니겠나.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에 딱 맞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형식을 따른 것이 신선하다며 'B급 감성'에 호평이 이어진 셈이다.


또 다른 'B급 감성'의 성공 사례로는 충북 충주시 유튜브를 운영하는 김선태 주무관이다. 김 주무관은 딱딱하고 재미없다고 여겨지는 지자체 홍보물의 틀을 깬, 일명 '약 빤' 콘텐츠로 주목을 받았다.


김선태 주무관이 제작한 충북 충주시의 홍보물./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김선태 주무관이 제작한 충북 충주시의 홍보물./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김선태 주무관은 지난 23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더 블럭'과 인터뷰에서 'B급 감성' 홍보물에 대해 "홍보물을 제작해야 하는데 다룰 줄 아는 프로그램이 없었다. 눈길을 끄는 게 우선이라고 느껴서 이렇게 제작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EBS 크리에이터 펭수를 패러디한 고양시 홍보대사 '괭수', 빙과유통 업계인 빙그레의 '빙그레우스' 등 'B급 감성'을 이용한 콘텐츠는 청년들로부터 그야말로 '핫한' 반응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현상이 젊은 세대의 소비 성향이 재미를 기반으로 해 콘텐츠 등을 소비하는 '펀슈머'의 특성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정은우 대학내일 20대 연구소 센터장은 지난해 11월 대학내일 2020 트렌드 컨퍼런스를 통해 "MZ세대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칠 때는 그들이 쓰는 작은 단어를 주목하고 그들의 모습을 포장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기성세대의 틀을 깨고 그들의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는 젊은 세대의 성향이라고 분석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밀레니얼','MZ'세대는 기존의 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자신들의 시각에서 신선하고 재미있는 쪽으로 기성세대와는 구별되는 자극에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주어진 것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보다는 자신들의 시각으로 재해석하기 때문에 'B급 감성'에도 열광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그 이면을 보면 기성세대의 패러다임 속에서 젊은 세대가 여유가 없고, 재밌을 만한 것도, 웃을만한 일도 별로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본다. 기발하고 신선한 느낌에 해학적인 요소가 담긴 것들을 추구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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