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 화물 잘 돼도 힘들다
신용등급 하락 우려 다시 수면 위
채무급증으로 재무 부담 불안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종에 대한 신용등급 우려가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다. 상반기 화물 수요 회복으로 여행 수요 급감에 따른 실적 부진을 일부 만회했지만, 채무 급증으로 재무 부담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11일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항공업에 대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실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객 수요 회복에 기반한 이익 창출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신용등급 하향 압력을 해소하기는 어려우며 화물 특수가 계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국내 신용평가가 설정한 대한항공의 장기신용등급은 BBB+/부정적, 아시아나항공은 BBB-/불확실검토 대상으로 나타났다.
신평사가 항공업에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은 근본적으로 재무구조 우려가 해소되고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2분기 여객 수요 급감에도 불구하고 화물실적 회복으로 신용등급 하향 압박을 줄였지만, 잠재채무가 위험이 주목받으면서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회계상 자본으로 잡히곤 있지만 총 5건(1조1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하이브리드채)은 이자 상향조정(스텝업금리)과 조기상환 가능 시점이 2022년까지 예정돼있어 잠재적으론 상환 압박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호텔과 오피스 임대사업을 하는 계열사 한진인터내셔널의 차입금(7000억원) 지급보증 관련 우발채무 부담도 우려 요인이다.
유동성 우려에 대한 불씨도 아직 남아있다. 지광훈 한국기업평가 평가3실 수석연구원은 "유상증자(1조2000억원)와 기간산업안정화기금(1조원) 지원 신청, 기내식 사업부 매각(8000억원)을 통해 차입 원리금 상환이 이뤄질 순 있겠지만 향후 발행 시장에서 항공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유동성 대응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자산 매각을 진행하고 있지만 과중한 차입금 규모와 저하된 이익창출력을 고려하면 재무 부담을 완화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물 운송 부문을 통한 이익 창출도 한계다. 상반기 여객기를 통했던 화물 공급이 줄면서 전용 화물기를 운영하는 일부 항공사에 화물 수요가 쏠렸지만, 하반기엔 특수효과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화물 운송공급 증가에 따른 운임 하락과 유가 인상이 이뤄지면서 이익 개선 효과는 상반기 대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여객 운송 부문에서 회복 신호가 나와야 하는데, 관련 매출의 회복 시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V자 반등세를 보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해 수준의 항공 수요가 나오기 위해서는 2024년이 돼야 한다고 전망했다. 앞으로 1~2년간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인천공항의 8월 국제선 여객 수송 실적을 보면 전년동기대비 96% 급감한 23만5000명으로 일본(-99%), 동북아(-98%), 동남아(-97%), 유럽(-94%) 등 전 노선 이용객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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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신용등급마저 불확실하다. 시장의 신뢰도 회복과 재무안정성 개선을 이루기 위해선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주주 변경 과정에서 유상증자로 재무안정성 지표가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HDC 계열 편입이 불발로 기존 전망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정현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3실 책임연구원은 "산업은행의 영구전환사채 전환권 행사, 유상증자, 정책자금 지원 계획 등 재무적 지원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예상된다"며 "계획과 집행 경과를 집중적으로 점검해 신용평가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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