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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풀린 집값"…정책이 더 키운 '시장실패'

최종수정 2020.07.01 11:30 기사입력 2020.07.0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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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대책에 풍선 이은 역풍선, 매매수요 서울로 시선
토지거래허가제에 '강남 내 풍선효과'…압구정·도곡 등 3억↑
15억 초과 주춤했던 '마용성'도 다시 꿈틀
대출규제·거주요건 강화에 공급부족 우려까지
전세난 장기화 가능성도…"대책이 키운 시장 불안정성"

자료사진 /문호남 기자 munonam@

자료사진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문제원 기자] 수도권 일대에 전방위로 번지는 전세가 급등세에 그동안 '잠시 멈춤' 상태였던 강남권 등 서울 매매가격까지 '역풍선효과'로 다시 꿈틀거리자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처음부터 되짚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줄곧 집값 안정에 초점을 맞춰 스무 번 이상의 대책을 쏟아냈지만 결국 정부 정책이 시장 실패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핀셋 규제'로 강남 집값을 잡는 데서 시작한 부동산 대책은 이후 풍선효과로 상승이 나타나는 길을 따라 후행해 서울 전체, 수도권 일부 지역, 나아가 수도권 전체를 겨냥했다. 대책은 수요 억제 중심으로 마련됐다. 수도권 전반에 수요 억제책이 마련되자 수요자들은 다시 강남권 등 서울로 시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정부는 6ㆍ17 대책과 연계, 잠실ㆍ삼성ㆍ대치ㆍ청담동 등 강남 주요 개발지역 주변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강수까지 뒀으나 이는 곧바로 '강남 내 풍선효과'를 불러왔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5차(71,72동) 82㎡(전용면적)는 지난달 24일 27억2000만원(11층)에 손바뀜했다. 5월 초 24억원(10층) 대비 3억2000만원 오른 값이다. 도곡동 도곡렉슬 114㎡는 지난달 26일 31억원(21층)에 거래됐다. 5월 29억원(19층) 대비 3억원 뛰었다. 같은 아파트 134㎡는 지난달 25일 33억5000만원(7층)에 매매됐다. 지난 4월 31억8000만원(14층) 보다 1억7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마포ㆍ용산ㆍ성동구(마용성) 아파트들도 꿈틀대고 있다. 지난해 12ㆍ16 대책 이후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 길이 막히면서 주춤했던 이들 지역은 최근 강남권 가격이 움직이자 키 맞추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배경엔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자리하고 있다. 대출 없이 구매 여력이 되는 현금부자들이 쏟아지는 대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관망세를 이어가다 다시 움직이고 있단 분석이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는 지난달 11일과 13일 2단지 15층과 4단지 4층이 각각 16억원에 거래됐다.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 84㎡는 지난달 6일 16억5000만원에 팔렸고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 84㎡ 역시 지난달 18일 16억원에 거래됐다.


"고삐풀린 집값"…정책이 더 키운 '시장실패'


일각에서는 이같은 불안정성이 장기화할 우려까지 제기하고 있다. 주택거래허가제, 3기신도시 및 분양가상한제 청약 대기 수요, 공급 감소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쳐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3만6336가구로 올해 18만7991가구 대비 5만가구 이상 줄어든다. 특히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4만7447가구)의 절반 수준인 2만5021가구로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나 수급 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심리적으로도 중장기 집값 상승을 점치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이번 정부 임기 종료 시점의 집값이 현재보다 더 올라갈 것이라는 답변은 전체 응답의 40.9%에 달했다. 별로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29.4%, 현재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답변은 17.1%에 그쳤다. 특히 서울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은 50.3%로 절반을 넘었다. 전셋값도 마찬가지다. 부동산114가 지난달 1일부터 보름간 전문가 1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0년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에 따르면 전체의 76.47%가 전세 가격 상승을 전망했으며 하락할 것이란 응답은 4.9%(5명)에 불과했다.


"고삐풀린 집값"…정책이 더 키운 '시장실패'


결국 고통받는 건 실수요자인 셈이다. 급등한 집값에 대출까지 묶이면서 옴짝달싹 못하게 돼 기다림을 택했으나 전셋값마저 들썩이자 불안감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잇따라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집값이 떨어지지 않고 전세 매물도 줄어들고 있는 만큼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대책이 오히려 시장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 단기 가격을 잡는 데만 초점을 맞춰 장기적으로는 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는 대책들이 이어진 영향"이라며 "실수요자의 숨통은 터주는 방향으로 정책이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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