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연회 당일 닭갈비 기억 없어"… 김경수, 더 궁지로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보석으로 풀려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1. 판사가 물었다. "다른 산채 식구들은 김경수 경남지사를 기다리다가 닭갈비를 먹은 건가요?" 증인이 답했다. "기억에 없습니다."
#2. 판사가 또다른 증인에게 물었다. "그날 먹었던 저녁 식사 메뉴 중 기억 나는 게 있나요?" 증인이 대답했다. "없습니다."
22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함상훈) 심리로 열린 김 지사의 항소심 속행 공판에선 '닭갈비 저녁 식사'가 쟁점이었다. 관련 증인이 3명이나 출석했다. 드루킹 김동원씨의 동생 김모씨, '경제적 공진화모임'(경공모) 관계자 조모씨, 닭갈비집 사장 한모씨였다.
당초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김 지사가 드루킹 사무실(산채)에서 '킹크랩 시연'을 봤느냐였다. 1심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9일 산채를 찾아 오후 8시7분15초부터 8시23분53초까지 드루킹 휴대폰으로 킹크랩 시연을 봤다고 판단했다. 이 판단은 곧 김 지사의 법정 구속으로 귀결됐다.
김 지사 측은 항소심에서 "해당 시간에 시연을 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일 오후 7시께 산채에 도착해 드루킹 등 경공모 회원들과 1시간 가량 닭갈비로 저녁식사를 했고, 이후 8시부터 시연이 아닌 브리핑을 들었다고 했다. 근거로는 닭갈비 가게 영수증을 내놓았다.
이날 증인신문은 이런 김 지사 측 주장의 신빙성을 가름할 수 있는 자리였다. 우선 시연회 당일 경공모에서 닭갈비를 사갔다는 증언은 나왔다. 닭갈비집 사장 한씨가 "당일 오후 5시50분쯤 닭갈비 15인분을 포장해 간 게 맞다"고 말했다. 여기까진 김 지사 측의 주장과 부합하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김 지사가 경공모 회원들과 닭갈비 저녁 식사를 했다는 증언은 나오지 않았다. 드루킹 동생 김씨는 "닭갈비를 먹은 것 자체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공모 관계자 조씨 역시 "닭갈비를 먹은 기억이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김 지사가 증인들이 없는 자리에서 드루킹 일당과 닭갈비 식사를 했을 가능성도 살폈다. 이에 조씨는 "그랬을 수도 있지만 제 기억으로는 저녁 식사가 예정돼 있던 것은 맞으나 김 지사가 늦게 오는 바람에 바로 강의장으로 들어가서 대화를 했다"고 증언했다. 김 지사 측 주장과 배치된 진술이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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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 지사는 이날 공판에 출석하면서 증인들에 대해 "11월9일 상황을 밝히기 위해 채택했다"라며 "증인신문을 통해 당시 상황이 분명히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법원의 판단은 아직이다. 재판부는 다음 달 20일 재판을 속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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