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임승차' 논란 "넷플릭스도 망사용료 내라"…못박나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지난 3월 국내 결제액은 362억원으로 추정된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이 국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넷플릭스에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로 결제한 금액을 표본 조사한 결과다. 월간 넷플릭스 결제액은 2018년 3월 34억원에서 2년 만에 10배 이상 늘었다. 국내 유료 이용자 수도 같은 기간 26만명에서 272만명으로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가정 등 실내에서 OTT 이용이 늘면서 수혜를 본 대표적인 산업으로 넷플릭스가 꼽힌다. 넷플릭스처럼 인터넷을 기반으로 서비스하는 플랫폼의 이용자가 늘수록 관련 트래픽도 급증한다. 유선통신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는 지난 3월 기준 자사 인터넷망에서 넷플릭스 관련 트래픽이 지난해 12월말 대비 2.3배 늘었다고 주장했다.
◆ "글로벌 CP 무임승차 막아야"= SK브로드밴드는 트래픽 급증에 따른 서비스 품질 저하를 이유로 넷플릭스가 인터넷망을 사용하는데 대한 일정 수준의 사용료를 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른바 망사용료 갈등이다. 넷플릭스와 같은 해외 콘텐츠사업자(CP)는 국내에서 서비스하면서 망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 관련 법이나 근거 규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56조에는 '전기통신사업자는 제공하는 전기통신역무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으나 이는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에 국한할 뿐 CP에 책임을 부여하지는 않는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소송전으로 번진 이 같은 갈등을 막기 위해 해외 CP에도 일정 부분의 품질 개선 의무를 지게 하는 법안이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른바 '넷플릭스 규제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으로 19일 열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됐다. 20일에는 본회의가 예정돼 있다. 지난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에는 CP에도 서비스 안정성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겼다.
◆ "법적 강제 아닌 기업간 협의사항"= 이 같은 조항이 신설될 경우 그간 구글이나 페이스북, 넷플릭스까지 반복돼 온 해외 CP와 국내 ISP간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비스 품질을 유지·관리해야 할 의무가 통신사업자에 있다는 조항이 만들어질 때에는 콘텐츠사업자의 영향력이 미미했으나 고화질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중심으로 콘텐츠산업이 재편된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국내 인터넷망을 이용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품질 개선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운 해외 CP에 대한 '무임승차'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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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뿐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CP들까지 이 같은 개정안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양질의 콘텐츠를 고객에 제공하는 것이 CP의 역할이고, 법적 규제가 아닌 기업간 협의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네이버나 카카오 등 국내 대기업은 망사용료 명목으로 ISP에 수백억원을 내고 있으나 이는 법적 강제성이 아닌 통신사업자들과의 협의를 통한 일종의 관례였다. 업계 관계자는 "법적으로 망사용료를 내야한다는 근거가 생길 경우 이미 내고 있는 사용료의 협상 과정이 훨씬 불리해질 수 있다"며 "통신사업자는 글로벌 업체도 망사용료를 낼 경우 국내 CP의 부담이 경감된다고 하지만 별도의 혜택을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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