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인류에 큰 피해를 가져온다는 명제에 대해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중 제 2차 세계대전은 막대한 인명 피해를 가져왔다. 하지만 전쟁 중에도 꽃은 핀다고 했던가, 필자가 연구하고 공부해 온 전공은 바로 이 제 2차 세계대전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보급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필요한 군수 물자나 병력 등을 안전하고 빠르게 보급할 수 있는 경로를 고민하고 실행하는 것은 지휘관의 필수 능력이었다. 여기서 시작된 것이 '작전연구'라는 분야이다.
작전연구는 종전 이후, 산업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제조업 중심이던 당시 생산관리라는 분야에서 최적화를 통한 제조, 운송 등의 효율화를 담당하며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 오늘 칼럼에서는 바로 이 최적화 기법을 활용한 의사 결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 모두는 살아가면서 학과 선택, 직장 선택, 배우자 선택 등과 같은 굵직한 의사결정부터 오늘 저녁 메뉴, 오늘 미용실에 갈 것인지 등의 가벼운 의사결정까지 많은 선택을 해야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주관적인 정보를 활용한 정성적 의사결정을 주로 해 왔다.
이와 상반되는 개념인 정량적 의사결정은 데이터에 근거한 의사결정이다. 여기에는 의사결정자의 목표와 그 목표를 제약하는 조건들이 존재한다. 이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목표 달성 방법을 찾는 것이 과정이다. 기업에서 정량적 의사결정을 내리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기업들에 실사를 다녀보면 데이터를 제대로 기록하는 곳을 찾기 힘들다. 이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곳은 더 적다. 정량적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의 수집이 우선되어야 한다. 잘못된 데이터로 내린 의사결정은 그 역시 잘못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경영자의 확신과 의지가 필요하다. '작전연구'의 선구자인 칸토로비치 교수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레닌그라드 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그가 있던 레닌그라드 지방(현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이 독일 나치군에게 포위되자 그는 레닌그라드와 붙어 있던 라도가 호수를 통한 수송 계획을 세웠다.
그는 겨울이라 얼어붙어 있던 라도가 호수의 얼음 두께를 재는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정량적 의사결정 방법을 도입했다. 그의 목표는 안전한 수송을 위한 수송 차량 간의 거리였는데, 차량의 간격이 너무 좁으면 많은 물자를 빠르게 수송할 수 있지만 얼음이 깨져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다. 반대로 차량의 간격이 너무 넓으면 물자를 수송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계량적 의사결정을 통해 최적의 거리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했다.
칸토로비치는 이 최적 거리를 정량적 기법을 통해 찾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이 계산한 차량간 최적 거리에 확신을 가졌다. 이에 얼음이 깨지지 않을지 불안해하던 수송 차량들 사이를 뛰어다니며 안심시키는 열정도 함께 보였다. 이후, 칸토로비치 교수는 이러한 계량적 기법 등을 발전시킨 공로로 노벨 경제학상도 수상했다.
이와 같이 정량적인 기법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려면 정확한 데이터를 모아야 한다. 수집한 데이터의 정확성을 신뢰할 수 있고, 해당 데이터로 정확한 분석을 진행하였다면 그 결과 역시 신뢰할 수 있다. 그 뒤, 의사결정자는 해당 결과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구성원들을 독려해야 한다. 여러분도 회사나 가정에서 작은 데이터라도 모아보는 것은 어떨까. 결정 장애로 고생하는 당신에게 훌륭한 선택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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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희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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