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 인터뷰
"성공시 합리적 가격·배분 순서 등 가이드라인 마련"
[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백신 개발은 통상 5~10년 걸리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6~18개월까지 대폭 감축될 수 있다."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은 14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개발 단계가 시간 내 제대로 성공했을 때"를 전제로 백신 개발 시나리오를 이같이 전망했다. 그의 관측대로라면 코로나19 백신은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늦어도 2년 내 개발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코로나19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각국의 백신 연구가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개발 기간이 단축될 것이라는 게 김 사무총장의 판단인 것이다. 김 사무총장은 "코로나19와 같은 새로운 병원균으로 6~18개월 안에 백신 개발에 성공한다면 전례가 없는 일이 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백신 개발=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국가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102개의 백신이 개발 중이며 이 중 8종이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다만 김 사무총장은 "상황이 심각한 만큼 백신 개발이 시급한 것은 맞지만 안전성 문제를 결코 간과할 수 없다"며 "상당 기간 장단기 효과를 따지기 위한 안전성 검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국제 협력'을 강조했다. 김 사무총장은 "전 세계 어디 국가도 코로나19 백신 수요량과 그에 따른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며 "어느 한 국가만의 노력으로 백신을 개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국제백신연구소가 주목하는 것은 백신의 원활한 공급이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 감염병혁신연합(CEPI),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세계보건기구(WHO) 등과 협력해 각국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유통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WHO 등과 협력해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 김 사무총장은 "백신 개발 기업이 감염병혁신연합과 같은 국제 보건기구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이 같은 가격 책정에 동의하도록 할 것"이라며 "수급 우선순위와 초기 공급 단계에서의 배분 순서 등에 대해서도 국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적기 개발(Just in Time)'이 중요하다고 김 사무총장은 언급했다. 감염병 유행이 끝나기 전에 백신 개발을 신속하게 지원한다는 의미다. 김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발병 직후 감염병혁신연합의 지원이 시작됐다"며 "일부 백신은 이미 인체 대상 임상시험에 착수하거나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모더나 테라퓨틱스와 이노비오 파마슈티컬스의 백신은 감염병혁신연합의 수혜자다. 국제백신연구소는 국립보건연구원과 함께 6월 초 이노비오 파마슈티컬스의 백신에 대한 국내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김 사무총장은 "이노비오의 백신은 초기 후보물질 중 하나"라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을 대상으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온 후보물질인 만큼 코로나19 임상시험에서도 긍정적 결과가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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