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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400m 육상트랙, 각 레인의 길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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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400m 달리기 출발선의 모습. 1레인과 8레인에서 출발하는 선수의 거리차는 50m가 넘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육상 400m 달리기 출발선의 모습. 1레인과 8레인에서 출발하는 선수의 거리차는 50m가 넘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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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올림픽의 꽃은 육상 경기입니다. 육상 경기 중에서도 트랙 위를 달리는 중단거리 경기가 인기가 가장 높습니다. 육상 경기가 펼쳐지는 운동장에 그려진 트랙은 보통 400m이고, 8개의 레인(lane)이 그려져 있습니다.


육상 경기의 꽃이라 할 수 있는 100m 달리기는 직선 트랙을 달리지만, 200m와 400m 달리기는 곡선 트랙도 함께 달리게 됩니다. 200m면 트랙의 절반, 400m면 트랙 한 바퀴를 돌게 되지요. 그런데 200m나 400m 달리기는 맨 안쪽 레인과 바깥쪽 레인의 길이는 눈으로 보기에도 서로 다릅니다.

그래서 200m나 400m 달리기를 할 때는 선수들의 출발 지점이 저마다 다르지요. 각 레인별 길이 차이는 얼마나 될까요? 길이 차를 감안해서 출발 지점을 조정했다고 하더라도 안쪽에서 달리는 선수가 더 유리해 보이는 것은 저만의 착각일까요?


먼저 각 레인별로 길이가 얼마나 되는지 계산해 보겠습니다. 맨 안쪽의 1번 레인의 양쪽 끝 곡선 부분만 잘라서 모아보면 동그란 원이 됩니다. 직선 구간은 길이가 모두 똑같기 때문에 곡선 구간의 길이만 계산해보면 되겠지요.


원의 둘레(ㅣ) 구하는 공식은 'l = 2πr'입니다. π는 원주율, r은 반지름이지요. 맨 안쪽 1번 레인의 경우는 이 공식에 대입할 수 있습니다. 다음 2번 레인의 곡선 구간은, 즉 2번 레인의 원의 둘레는 레인의 폭(간격)을 더해야 하겠지요. 예를 들면, l = 2πr에서 1번 레인과 2번 레인의 폭을 더하면, 'l = 2π(r+레인 폭)'이 됩니다.

세계육상연맹(IAAF)은 각 레인의 폭은 36~48인치까지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확하게 얼마로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경기장 마다 폭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이지요. 대부분 국제 규격을 갖춘 경기장의 트랙은 각 레인 폭을 48인치에(약 121.92㎝) 맞춘다고 합니다.


그런데 국내 규정은 또 다릅니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한 레인의 폭을 122~125㎝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가장 넓은 125㎝를 기준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요즘은 초중고등학교의 운동장이 좁습니다. 직선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100m가 안되는 곳이 많지요. 이런 곳은 규정과 달리 레인의 폭을 좁히거나 직선 거리를 줄인 미니 트랙을 조성하기도 합니다.


국제 규격의 경기장, 공인기록을 따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맨 안쪽 1번 레인의 길이가 정확하게 400m가 되느냐에 달렸겠지요. 국내 한 대학에서 측정한 각 레인별 거리를 살펴보면, 레인의 폭이 얼마냐에 따라 크게 각 레인의 거리 차는 큽니다.


보통 소규모 운동장 트랙의 각 레인 간의 폭은 42인치(약 106.68㎝)로 설계한다고 합니다. 이런 운동장의 맨 안쪽 1번 레인의 길이가 정확히 400m라고 할 때, 'l = 2π(r+레인 폭)' 공식과 직선 구간의 거리를 합쳐 각 레인별 거리를 계산해보면, 1번 레인은 400m, 가운데 4번 레인은 419m, 맨 끝 8번 레인은 445m가 됩니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의 규정에 맞춰 한 레인의 폭을 125㎝로 설계할 경우 1번 레인과 8번 레인의 길이 차는 무려 54m나 됩니다. 1번 레인 400.00566m, 2번 407.23134m, 3번 415.08534m, 4번 422.93934m, 5번 430.79334m, 6번 438.64734m, 7번 446.50134m, 8번 454.35534m가 됩니다.

육상 200m 달리기의 출발선 모습. 각 레인 간 거리 차가 크지 않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육상 200m 달리기의 출발선 모습. 각 레인 간 거리 차가 크지 않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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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m를 달릴 경우 각 레인별 거리는 7m 이상 거리가 벌어져야 동일한 거리를 달리게 되는 셈입니다. 국내에서 공인 기록으로 인정받는 경기장의 경우 대부분 레인 폭을 125㎝라고 합니다. 1레인에서 출발하는 선수보다 8레인에서 출발하는 선수는 무려 54m나 앞에서 달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실제 경기에서 선수들이 선호하는 레인은 3~6레인이라고 합니다. 이는 코너의 구부러진 정도(곡률) 때문이라고 합니다. 곡선 주로를 달릴 때는 원심력과 구심력을 적절히 배합할 때 최대 스피드가 나오는데 1, 2번 레인은 곡률이 가장 크고 7,8번은 너무 완만하기 때문에 에너지 배분에 문제가 생긴다고 합니다.


곡률이 큰 구간에서는 원심력이 커 안으로 몸이 바깥으로 튀어나가지 않도록 제어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선수들은 적당히 에너지를 배분할 수 있는 중간 레인들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예선 기록이 가장 좋은 선수가 결선에서 가운데 레인을 배정 받게 됩니다. 육상 선수들이 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애쓰는 이유를 아시겠지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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