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 코로나19 3차 설문조사 결과
3명中 2명, 사회적 거리두기 '긍정적' 평가
개인수칙·모임 자제 실천율 ↑…"거리두기 동참 않는 타인 분노·불만 ↑"

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호소한 가운데 29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이 나들이객들로 붐비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호소한 가운데 29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이 나들이객들로 붐비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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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방역당국이 강조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지키지 않을 경우 벌칙을 주는 등 강제성을 띨 필요가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당근'보다는 '채찍'이 낫다고 보는 셈이다.


31일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한국헬스케뮤니케이션학회장) 연구팀이 최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느끼는 이가 68.7%에 달했다. 부정적으로 보는 이는 8.8%였다.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는 개인이나 집단간 접촉을 최소화해 감염병 확산을 막는 전통적인 방역개념이다. 신종 인플루엔자가 유행했던 2009년 미국, 그보다 앞서 20세기 초 뉴욕에서 소아마비가 국지적으로 유행했을 때도 강조됐었다. 우리 정부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다음 달 5일까지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당국 차원의 캠페인은 내달 5일까지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난 이후에도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앞으로 일상생활에서도 꾸준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 설문 결과 이를 지속하기 위해 중요한 요인으로 '지키지 않는 집단ㆍ기관에 대한 패널티 부과'하는 방안이 5점 척도에 4.24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일부 시설이나 기관에서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은 채 모임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안지키면 벌칙 줘야"…'당근'보다 '채찍' 강조한 이가 많다 원본보기 아이콘


각 직장이나 학교에서 '아프면 쉰다'는 상식이 가능하도록 상병수당 같은 제도나 지원책이 확실히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답변이 4.21로 뒤를 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왜 필요한지를 알리는 정보제공ㆍ소통이 4.19, 창의적이고 긍정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문화를 조성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답이 4.1 순이었다. 참여에 따른 인센티브를 마련해야 한다고 답한 이는 3.82로 제시된 답안 가운데 가장 낮았다.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쓰거나 손위생을 철저히 하는 한편 외출을 자제하고 다중시설 출입을 줄였다고 답한 이도 한달 전 같은 조사 때보다 늘었다. 모임을 줄이는 한편 대중교통ㆍ병원 이용도 자제한다고 답한 이가 많게는 10%포인트 이상 늘었다. 연구팀은 "감염예방행위를 강도높게 실천하는 건 그만큼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지 않는 타인을 향한 분노나 불만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걸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시민 다수의 일상이 멈춰서버린 경향도 한층 심해졌다. 연구팀은 일상이 완전히 정지된 상태를 0점, 변화가 없는 상태를 100점으로 해서 점수를 매겼는데 42.0점으로 앞서 지난 1월 말 1차 조사 때(58.4점)나 2월 말 조사(48.3점)보다 더 낮아졌다. 50점 이하 응답자 비율은 1차 조사에선 절반에 못 미쳤으나 이번 설문에서는 64.5%로 늘었다. 신규 확진자 수가 줄고 완치 후 격리해제된 이가 더 많아졌지만 코로나19가 여전히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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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 경우 가장 우려하는 점으로는 경제적 불평등을 1ㆍ2순위로 꼽은 이가 3명 가운데 2명꼴(66.2%)로 가장 높았다. 종교갈등문제, 지역불균형문제, 이념갈등문제에 대한 우려도 높은 편이었다. 유 교수는 "많은 이가 전례없는 수준으로 예방수칙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나 이런 결사적인 노력을 거스르는 이탈, 위반, 반칙하는 타인과 타 집단을 향해 분노가 촉발되고 있다"면서 "집단의 합리성을 높이고 바이러스와 싸우는 국민의 삶의 현장에 실질적인 지원이 되는 정책을 구현하는 일관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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