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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회사채가 글로벌 경기 침체의 방아쇠(트리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공급ㆍ수요가 끊긴 상황에서 소비가 줄고 증시가 폭락하자 현금 흐름이 우려되는 관련 기업들에 대해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가 폭락으로 정유기업들의 신용등급도 낮아지면서 코로나19발(發) 금융 위기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 코로나發 금융 위기 오나…부실기업 부채 우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저금리를 틈타 대폭 늘어난 고위험 회사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코로나19의 그다음 금융 위기: 기록적인 위험에 빠진 회사채'라는 기사에서 2018년 추산된 레버리지론 전체 규모가 1조2000억달러(약 1515조원) 수준으로 2015년 초 대비 50%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레버리지론 내에서도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WSJ는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료를 인용해 레버리지론시장에서 지난해 7월 기준 신용등급 B3 이하인 기업의 비중이 38%로 2008년 6월 23%보다 15%포인트가량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WSJ는 "레버리지론 가격이 떨어지거나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면 연금이나 보험업체, 뮤추얼펀드, 헤지펀드 등이 손실을 입게 된다"며 이와 관련해 은행과 투자자들이 역할을 하지 않게 되면서 신용 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에 적신호 켜진 회사채…글로벌 위기 '폭탄' 되나 원본보기 아이콘


재닛 옐런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항상 걱정하는 건 부채가 지나치게 많은 기업들의 존재가 어떤 이유에서건 발생할 경기 둔화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옐런 전 의장은 직에서 물러난 이후 수차례 "기업부채가 너무 많다"면서 "경기 침체를 야기하는 어떤 사건이 터지면 지금과 같은 높은 수준의 기업 레버리지는 경기 침체를 장기화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 코로나19에 '부정적' 전망 늘어나는 기업들= 회사채시장의 위험 수준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신용평가사 S&P가 공개한 전망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S&P가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신용등급 또는 전망을 조정한 비금융권 기업 수는 총 123개에 달한다.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기업은 49개였으며 신용등급 대신 해당 기업의 전망만 '긍정적' 또는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한 기업은 74개였다.


코로나19로 등급과 전망이 조정된 기업 10개 중 8개는 신용등급이 BB+ 이하인 투기등급에 해당한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신용등급까지 낮아 자금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용등급이나 전망 조정은 지난달(20개)보다 이달(103개)에 집중됐다. 이달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후 기업 신용에 대한 불안이 더욱 커졌음을 짐작게 한다. 코로나19가 지난달 말 미국과 유럽으로 확산해 각국 정부가 봉쇄 조치를 하는 등 대책을 내놓는 가운데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에 적신호 켜진 회사채…글로벌 위기 '폭탄' 되나 원본보기 아이콘


S&P는 신용등급과 전망을 조정한 기업에 대해 대부분 코로나19에 따른 공연 불가, 여행 감소, 제품 수요 감소 등을 이유로 들었다. 업계별로 살펴보면 123개 기업 가운데 미디어ㆍ엔터테인먼트 관련 기업이 32개로 가장 많고 항공 등 대중교통 부문이 22개, 소매업과 요식업이 13개, 호텔 및 게임업이 11개, 자동차기업이 10개였다. 국적별로는 미국이 보잉, 델타항공 등 69개로 압도적으로 많고 영국이 9개, 중국과 브라질이 각각 4개의 순이다. 한국은 이마트와 한진 등 2개 기업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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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도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폭락한 유가도 기업의 신용등급에 타격을 주고 있다. S&P는 최근 글로벌 석유기업 엑손모빌과 GS칼텍스의 신용등급을 각각 AA+에서 AA로,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로 증시가 폭락하는 가운데 유가마저 기업에 리스크로 작용하는 것이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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