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타격은 미지수…"연계수송 수요 등 위축 불가피"

1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마스크를 쓴 이용객이 절반 이상 비어있는 출발 항공편 안내판을 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1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마스크를 쓴 이용객이 절반 이상 비어있는 출발 항공편 안내판을 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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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만명을 돌파한 미국이 19일(현지시각) 전 세계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 단계인 '4단계 여행금지'로 격상하면서 항공업계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마지막 동아줄이던 미주ㆍ유럽노선도 한 차례 대거 운휴ㆍ감편을 겪은 가운데 추가적 수요위축이 불가피해진 까닭이다. 업계에선 이젠 동족방뇨(凍足放尿) 수준이 아닌 정부의 과감한 대책이 필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적 대형항공사(FSC) 2곳이 현재 운항 중인 미국노선은 총 11개 노선에 그친다. 대한항공은 미국향(向) 12개 노선 중 보스턴ㆍ댈러스ㆍ시애틀 노선이 운항중단 돼 8개 노선만을, 아시아나항공은 5개 노선 중 시애틀ㆍ샌프란시스코 노선이 중단돼 3개 노선만을 유지 중이다. 남은 노선들 역시 대부분 감편 운항 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미국 국무부의 여행경보 상향조치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권고'인 만큼 당장 내ㆍ외국민의 입ㆍ출국 자체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미 국무부가 "미국 밖에서 무기한(indefinite timeframe) 대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경고한 만큼 추가적 수요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국적항공사들도 가뜩이나 줄어든 여객수요가 더 위축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대한항공 한 고위 관계자는 "아직까진 예약상황 등을 점검해야 하는 만큼 예단할 수는 없으나, 향후 추가 감편 등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당장 내국인의 미국 입국이 막히는 건 아니지만, 미국 노선 수요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연계수송(미국↔동남아 등) 수요엔 분명히 영향을 줄 것"이라고 걱정했다.

가뜩이나 줄어든 수요가 더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업계 전반의 실적 전망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실제 대한항공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여객부문 매출 중 미주ㆍ유럽노선의 비중은 각각 29%, 19%로, 총 48%에 달했다. 중국ㆍ일본ㆍ동남아 등 단거리 시장 붕괴에 이어 미주ㆍ유럽 하늘길마저 더 줄어든다면 대형항공사들도 존폐기로에 놓일 수 밖에 없다.


당장 코로나19가 급속 확산되고 있는 유럽노선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대한항공은 현재 인천~파리ㆍ런던 2개 노선 만을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인천~프랑크푸르트 1개 노선을 유지 중이나 다음달 초부터 16일간 운항을 중단할 예정이다.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마저 중단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유럽노선 전체를 중단하는 셈이 된다.


이런 만큼 업계에선 정부의 과감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존 저비용항공사(LCC)를 대상으로 한 금융지원 3000억원, 착륙료ㆍ주기료 감면 등의 대책은 '언 발에 오줌 누기'일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원ㆍ달러 환율이 1300억원 대로 치솟으면서 환율에 민감한 항공사들의 채무 부담도 날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각 국은 항공산업에 대해 전폭적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항공업계에 총 500억달러(약 62조원)를 지원하는 긴급 부양책과 함께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한 40억달러(약 5조원)의 금융 지원책을 내놨다. 독일과 프랑스 역시 자국의 플래그 캐리어인 루프트한자와 에어프랑스에 각기 무한대 금융지원과, 11억 유로(약 1조5000억원)의 담보대출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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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LCC들이 운전자금이 말라붙은 상황이라면, FSC들은 항공기 구입 등에 따른 채무상환이 발등의 불인 상태"라면서 "이대론 회사채(CP),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도 쉽지 않을 수 있는 만큼 정부(국책은행) 차원의 지급보증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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