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살려달라"…공항공사 "우리도 죽겠다"
장사 안되는데 임대료 그대로
면세점, 인하 조치 확대 요구
공항공사도 여건 어려워 갈등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유제훈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며 가뜩이나 어려워진 면세접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장사는 안되는데 면세점 임대료는 그대로 내고 있기 때문이다. 면세점 업계는 임대료 인하 조치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공항공사 역시 경영 여건이 악화돼 접점을 찾기 어려운 상태다.
12일 공항공사 및 면세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공항공사와 다음 주 공항공사 입점업체의 임대료 인하 여부를 재논의한다. 면세점 업계는 인천공항공사가 중소 면세점들의 임대료를 인하한 데 이어 중견, 대기업까지 확대해 달라는 입장이다.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열리는 인천공항공사와 입점 업체의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내용이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12일에는 식음료 면세부문 10개사, 13일에는 편의점 택배 부문 18개사가 참여한다. 간담회에서는 입점업체들의 임대료 관련 애로사항을 청취한 뒤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은 12일부터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매장을 무기한 휴점한다. 롯데면세점이 매출 감소로 매장 문을 닫는 건 1980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1월 하루 평균 24편이었던 김포국제공항발 국제선 출국 운항편수는 이달 들어 1~2편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하루 1억~2억원이었던 면세점 매출도 100만~200만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신라면세점은 휴점은 아니지만 영업시간을 단축했다. 식당 등 영세업자들은 이미 문을 닫았다.
인천국제공항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116개 국가가 한국 체류ㆍ경유자의 입국을 제한하며 운항편수는 60~70% 이상 감소했고 공항 면세점 이용객도 80% 넘게 줄었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지만 수백억 원에 달하는 임대료는 그대로 내야 한다. 면세업체들은 "한국 기업이 면세사업을 시작한 이래 최대 위기"라며 "중소 사업자 임대료 인하에 이어 대기업 역시 한시적으로 매출액에 맞춰 임대료를 인해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인천공항 연간 면세점 임대료는 연간 1조761억원이다. 이 중 중소기업 비중은 3%다. 감면액으로 계산해보면 50억원으로 전체 임대료의 0.4%에 불과하다. 임대료 감면 대상이 아닌 중견, 대기업 면세점만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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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난감한 상황인 것은 공항공사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경영환경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매해 수익의 45%가량을 기획재정부에 배당금으로 지급한다. 4조8000여억원이 투입되는 인천공항 4단계 확장사업도 자체 조달해 실시한다. 이런 가운데 전체 수입 중 임대수입이 65%, 항공(공항시설사용료 등) 수입이 35%인 공사로선 양대 수입원이 동시에 줄어드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된 셈이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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