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측 "주주연합 측 이사 후보, 조현아 수족…저지투쟁"
김치훈 후보 이탈로 주주연합 측 전략 수정 불가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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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주주연합)이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한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가 닷새만에 사퇴했다. 시시각각 악화되는 사내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안팎에선 한진그룹 경영권 장악을 위해 조현아 전 부사장과 '적과의 동침'을 선택한 사모펀드(PEF) KCGI, 반도건설 등이 결과적으론 자충수를 둔 셈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김 전 상무는 전날 오후 한진칼 대표이사 앞으로 서신을 보내 "주주연합이 주장하는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는다. 현(現) 경영진을 지지한다"면서 사퇴의사를 밝혔다. 주주연합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의 3자 연합체다.

김 전 상무는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칼맨(KALMANㆍ대한항공 임직원을 일컫는 말)으로서 한진그룹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오히려 동료ㆍ후배로 구성된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노조 "조현아 수족" 맹공…악화되는 사내여론 = 김 전 상무는 조 전 부사장 측 인맥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대한항공 재직시절엔 주로 호텔사업부문에서 경력을 쌓았고, 상무보 승진 이후엔 한국공항으로 자리를 옮겨 지상조업 업무를 수행했다. 조 전 부사장의 '주 전공'과 유사하다.

이런 김 전 상무의 갑작스러운 사퇴 원인을 두고 재계에선 빠르게 악화되는 사내 여론을 지목하고 있다. 대한항공 일반노동조합은 김 전 상무 등을 향해 "꼭두각시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조 전 부사장의 수족들"이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한진ㆍ한국공항 노조도 대한항공 노조와 함께 "조 전 부사장은 탐욕을 버려야 한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대한항공 전직 임원(OB)회 안팎에서도 쓴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 전직 임원회를 비롯, 노조 등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면 (김 전 상무) 본인으로서도 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흐름도 염두에 두지 않았겠느냐"고 관측했다.


◆체면 깎인 주주연합, 적과의 동침 자충수 됐나 = 주주연합 측은 김 전 상무의 사퇴에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하다. 주주연합 측은 당초 이날 이사 후보들과 상견례를 진행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주주연합 관계자는 "김 전 상무가 이날 이른 오전 심각한 건강 상의 문제로 직무 수행이 어렵겠다며 사퇴 의사를 전달 한 것으로 안다"면서 "비록 한 분은 사퇴했지만 묵묵히 갈 길을 걸어 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 전 상무의 사퇴에 따라 주주연합의 주주총회 전략엔 일부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 전 상무의 갑작스런 사퇴로 추천한 사내ㆍ사외이사는 7명으로 줄었다. 주주제안 시한이 종료된 만큼 후속 추천은 불가하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최대한 많은 이사를 확보, 이사회 내 다수파를 형성하려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게 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3자 연합의 명분인 '전문경영인 제도'에도 타격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김 전 상무는 현직 시절 경영ㆍ운항 등의 경험은 없었으나, 비상임이사인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를 제외하면 그나마 주주연합 측 사내이사 중 항공사 근무 경험이 있는 유일한 후보였다. 함 전 대표까지 거취를 결정한다면 항공업 경험이 있는 사내이사 후보는 '0'에 수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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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안팎에선 KCGI, 반도건설이 선택한 조 전 부사장과의 연합이 결과적으론 자충수가 됐다고 평가한다. 강경한 내부 반발에 이어, 이로 인해 대오까지 흐트러진 까닭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KCGI로선 불가피한 선택이었겠지만 '땅콩 회항' 당사자인 조 전 부사장과 손 잡은 것은 결과적으로 스스로 명분을 퇴색시킨 것"이라면서 "향후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선택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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