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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이 날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동맹국에 화웨이를 배제하라고 계속 요구하는 것에 한계를 느끼자 5G 기술 개발을 위해 미국 업체를 지원하고 통신장비시장에서 화웨이의 경쟁업체 지분까지 확보해 독점을 막아야 한다고 나섰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윌리엄 바 미 법무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진행한 한 연설에서 "미국이 미래 혁신을 뒷받침할 핵심 기술 분야에서 리더가 아닌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면서 "우리 경제의 미래가 위험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바 장관은 미국 정부가 화웨이 경쟁업체인 핀란드업체 노키아와 스웨덴업체 에릭슨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지 방법으로 "민간기업의 컨소시엄을 통해서든지, 직접적으로든지 노키아와 에릭슨의 지배 지분을 미국이 보유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이들 회사(노키아ㆍ에릭슨)를 우리의 영향권에 둔다면 경쟁력을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와 동맹국들이 이런 조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동맹국에 화웨이 사용 금지를 요구해왔던 미국 정부는 올 들어 자국 기업들과 5G 장비 개발을 논의하는 등 화웨이 무력화에 집중하고 있다. 대체재 없이 단순히 동맹국에 '사용하지 말라'고만 요구해서는 실질적으로 화웨이를 막기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바 장관은 이날 연설 중 5G 장비 업체가 너무 적고 노키아와 에릭슨이 화웨이의 유일한 경쟁자라면서 이들 업체가 화웨이보다 규모가 작고 중국 같은 거대 시장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계를 언급했다.

앞서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지난 4일 WSJ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 독점 저지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 델 등과 5G 네트워크를 위한 첨단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상원에서는 지난달 미국 업체에 5G 개발을 위한 1조원대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이처럼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는 기술 개발에 미국이 집중하는 것은 최근 동맹국 압박에서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영국은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화웨이 5G장비를 부분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한 외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화웨이 5G 장비를 부분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통화에서 격노했다고 전했다.


익명의 소식통들은 두 정상의 통화가 "매우 어려웠다"면서 존슨 총리를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으로 허를 찔렸다고 표현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영국의 결정에 실망한다고 표현을 하긴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 수준이 드러난 적은 없었다고 외신은 설명했다. 동맹국에 대한 압박이 생각대로 되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이 격하게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화웨이가 뭐길래…통신장비 경쟁업체 키우겠다는 美 원본보기 아이콘


미국이 '화웨이 죽이기'에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것은 글로벌 5G 인프라시장에서 화웨이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월등하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화웨이가 노키아, 에릭슨보다 저렴하고 품질 좋은 제품이라는 인식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미 화웨이 장비 위주로 구축된 주요국의 4G 시스템과의 연동성을 고려할 때 화웨이 외에 다른 업체 장비를 설치하는 것은 효율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영국 등 주요 국가가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화웨이를 기어코 들이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5G 네트워크의 경우 향후 디지털경제가 확대되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큰 만큼, 장비 도입 과정부터 강하게 압박할 수밖에 없다. 델오로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화웨이의 점유율은 27.8%다. 이는 노키아, 에릭슨보다 높다. ZTE까지 하면 중국 통신장비업체가 세계시장의 37.6%를 차지한다. 화웨이 점유율은 2016년 25.5%에서 점차 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더 이상 화웨이의 움직임을 방치할 경우 더욱 돌이키기 힘든 결과를 얻을 수밖에 없다. 미국이 시일이 오래 걸리는 기술개발 카드를 꺼내든 것은 이런 상황을 감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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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이날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을 상대로 특허 이용료를 지불하라는 소송을 냈다. 화웨이가 전날 텍사스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버라이즌이 자사의 특허가 반영된 통신 기술을 통신망에 이용하고 있다며 특허료를 지불하라고 요구했다. 송류핑 화웨이 최고법무책임자(CLO)는 버라이즌이 "화웨이가 수년간의 연구개발(R&D)을 통해 개발한 특허 기술로 혜택을 봤다"고 주장했다. 다만 화웨이는 특허들의 금전적 가치를 특정하지 않은 채 소송에서 보상액이 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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