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투자 할 곳이 없네" MMF로 몰리는 돈

최종수정 2019.12.06 11:23 기사입력 2019.12.06 11:23

댓글쓰기

대외 불확실성에 투심 꽁꽁

순자산총액 128조8731억원 1년4개월여 만에 '최대치'

주식형 펀드·채권형 펀드, 자금 이탈 현상 가속화

"투자 할 곳이 없네" MMF로 몰리는 돈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국내 펀드 투자 자금이 초(超)단기 자산인 머니마켓펀드(MMF)로 몰리고 있다. 반면, 국내 증시 부진 속에 주식형 펀드는 물론 안전자산으로 인기를 끌었던 채권형 펀드에서도 자금이 빠지는 모습이다.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갈 곳 잃은 시중자금이 관망 심리 속에 MMF로 흘러들었다는 분석이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국내 MMF의 순자산총액 규모는 전일보다 1조1204억원이 늘어난 128조87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8월17일(129조4159억원) 이후 1년4개월여 만에 최대치다. 특히 MMF의 자금 유입이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최근 1개월여 동안 MMF 순자산총액은 11조6000억원 가량 늘었다. 올해 증가 규모(37조4000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MMF는 하루만 투자금을 맡겨도 운용 실적에 따라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초단기 금융상품으로 수수료가 없고 언제든 환매가 가능하다. 운용 기간이 6개월 이내로 짧고 일반 은행 예금보다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증시 장세를 잠시 피해갈 수 있는 투자처로 꼽힌다.


반면,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 속에 국내 증시 부진이 지속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자금은 빠지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 시장에서는 28억원이 순유출됐다. 129억원의 자금이 새로 설정됐고 157억원이 해지됐다. 지난달에는 14거래일 연속 자금이 순유출되기도 했다. 대체투자 펀드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내 대체투자 펀드는 최근 한 달간 2356억원의 자금 유출이 있었다. 이는 대체투자 펀드 중 주가연계펀드(ELF)의 설정액 감소(3509억원) 영향이 컸다.


심지어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형 펀드에서조차 자금 이탈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 채권형 펀드는 올 한 해 시중 자금을 끌어모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 3개월 사이 상황이 반전됐다.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10조원이 넘는 돈을 흡수한 국내 채권형 펀드는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3조7000억원을 뱉어냈다. 최근 3개월 사이 채권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0.25%를 기록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또 최근에는 이달 4일까지 9거래일 연속 순유출이 이어지면서 이 기간 무려 1조3000억원이 빠져나갔다.

국내 경기 부진과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해 관망하는 심리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식 쪽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아 자금 유입이 지지부진한 모습이고 강세를 보였던 채권 시장도 채권 금리가 반등하면서 자금 유출로 돌아섰다"면서 "특히 한은이 금리를 추가로 내릴 지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에 관망 심리 영향 등으로 단기 MMF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망 경향은 단기적일 뿐 결국 내년 상반기까지 위험자산의 선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저점 기대로 지난 9월 이후부터 신흥국의 가산금리 하락, 통화 반등 등 위험자산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선행지수 반등이 임박한 만큼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금리하락세는 멈췄지만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전형적인 '리스크 온(risk-on)'과는 다른 모습들이 발견된다는 설명이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0월 이후 금리와 증시가 동반상승하고 있지만 글로벌 채권형 펀드에 대한 자산유입은 멈추지 않고 있고 금리 역시 1.7%(미국 10년물)대로 다시 내려온 상태"라면서 "엄밀히 말해 현재는 위험선호라기보다는 올해 내내 그랬듯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동반 상승하는 국면의 연장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