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소나무재선충병(이하 재선충병) 감염 여부를 빠르게 진단해 조기방제 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소나무재선충(유충)에 감염됐을 때 특이하게 반응하는 소나무 유전자를 최초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산림과학원의 연구결과 따르면 소나무 유전자는 총 7만여 개로 이중 595개 유전자가 재선충병에 감염됐을 시 발현패턴에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중 3개 유전자는 재선충병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핵심요소로 산림과학원은 이들 유전자를 ‘재선충병 반응 특이 유전자’로 최종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유전자를 분석하면 앞으로 재선충병 감염 여부를 초기에 진단해 조기방제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가령 재선충병은 그간 감염 후 3~6개월이 지난 후에 잎의 처짐, 갈변 등 외형적 징후를 통해 감염 유무가 확인됐다. 극단적으로 소나무가 고사한 후에야 재선충병 감염을 확진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재선충병 특이 유전자’를 이용하면 감염 증상이 나타나기 전 감염된 나무를 미리 제거함으로써 재선충병의 근원이 되는 솔수염하늘소 등 매개충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산림과학원은 강조했다.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8월호에 게재됐으며 국내에선 특허출원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산림과학원은 현장에서 1시간 이내에 재선충병 감염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진단키트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현재 임상실험을 진행하는 중으로 진단키트는 이르면 2020년 상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산림과학원 이석우 산림자원개량연구과장은 “재선충병 특이 반응 유전자는 우리나라 소나무의 보존은 물론 아시아·유럽 등지의 재선충병 확산을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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