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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D'의 공포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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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D'의 공포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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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들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경제가 나빠졌다, 경기가 너무 안 좋다는 것이다. 민족의 명절인 추석연휴를 보내면서 서민들은 오랜만에 흩어진 가족들이 만나는 즐거움보다는 모두 살기 어렵다는 이야기에 한숨들 쉬다 온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최근 우리 국민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D(디플레이션)'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자칫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처럼 경기 침체와 낮은 물가의 반복 순환이 우리나라에도 현실화되고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디플레이션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때도 경험해보지 못한 심각한 경제 현상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8월 소비자물가동향은 전년 동기 대비 0.04% 하락했다. 실질적으로 마이너스이다. 1965년 통계 작성 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했다. 일본 등의 사례를 볼 때 디플레이션이 인플레이션보다 더 길고, 힘들고, 고통스럽고,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어쩌면 1990년대 초부터 20여년간 장기 복합불황을 겪었던 일본 사례가 우리나라에도 재현되는 것이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다.


모든 지표가 이를 말해 주고 있다. 올해 성장률이 1%대로 내려앉는다고 한다. 설비투자는 올 1분기 -1연.8%로 21년 만에 최악이고 제조업 생산능력은 점진적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 7월엔 48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또 하나는 중산층 몰락이다. 중산층 지표 중 하나인 기획재정부의 중위소득 가구 비중이 지난해보다 1.9% 하락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중산층이 급속히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거시경제 지표 중 그나마 체면을 유지하던 소비도 2개월 연속 감소세로 돌아섰다. 와중에 물가마저 하락세로 치닫는 상태이니 디플레이션 초입에 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가가 내리고 경기가 나쁘면 수요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생긴다. 돈의 가치가 오르면서 소비자는 소비를 미루고 재고가 쌓이는 기업은 투자와 고용을 줄인다. 즉 저물가가 소비 감소와 실업을 야기하고 다시 물가 하락은 계속되어 경기 침체는 심화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최근 한일 간 경제 갈등으로 인한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소비시장 위축 등이 겹치면서 국내 경제 활력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본 의원은 국토교통위원으로 지난해 국정감사 때부터 계속 부동산시장 침체가 디플레이션을 부채질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미 상가ㆍ오피스텔의 공실률은 주요 상권조차 심각할 정도로 침체를 보이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이달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를 61.7로 발표했다. 서울지역 HBSI는 2년 만에 최저치이다. 현 정부 들어 부동산 규제를 쏟아내고 얼마 전에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부활시켰다가 눈치를 보며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래를 전혀 예측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지난해 국감에서 본 의원은 상가 공실률을 지적하며 경기 침체로 발생한 일본의 장기 복합불황의 원인이 부동산시장 붕괴에서 시작됐다는 것을 명심하고 제대로 된 부동산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가. 최단 기간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고도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어쩌다가 디플레이션 공포에 벌벌 떠는 지경이 되었는가. 걱정스러움을 넘어 참담한 생각마저 지울 수 없다.


탈출구가 전혀 없는 것일까. 현 정부는 세금을 풀고 있지만 답이 될 수 없다. 지금이라도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정책의 대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기업들은 투자를 미루며 머뭇거리고 있고 불안한 가계에 지갑을 열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 정부가 제발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다. 과거청산과 진영싸움으로 국민경제가 무너지고 민생이 파탄나는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송석준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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