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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보다 무서운 외식물가…'점심값 부담' 구내식당과 편의점만 들락날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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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여의도·강남 등 오피스 밀집 지역, 평균 메뉴값 1만원
잡코리아 "구내식당과 편의점서 식사 해결하는 직장인 많다"
최근 롯데·크라운 등 과자 가격 줄인상…"간식도 끊었다"

폭염보다 무서운 외식물가…'점심값 부담' 구내식당과 편의점만 들락날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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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송미선(32) 씨는 5일 중 3일은 점심에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먹는다. 그는 "광화문 인근 식당 점심값이 평균 1만원 이상에 달하는데, 물가를 따라가기에는 생활비가 부족하다"면서 "하루에 5000원 이상 식비 지출은 사치"라고 토로했다.


여의도의 한 병원에서 일하는 강지환(39) 씨는 인근 증권사 구내 식당을 자주 이용한다. 식권 가격이 식당보다는 50%가량 저렴해서다. 강 씨는 "식권 가격은 6000원인데, 저렴한 식당을 찾아도 1만원은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이 정도 가격이면 만족한다"면서 "여의도 일대 구내 식당에는 점심값 지출에 허덕이는 외부 점심유랑민이 대다수"라고 하소연했다.

강남의 한 스타트업의 휴게실. 예전에는 각종 과자와 초콜릿 등이 즐비했지만 요즘에는 화려하지 않은 구색을 자랑한다. 이 곳의 경리담당 한수경(26) 씨는 "일주일 예산이 정해져 있는데, 이제는 그 예산으로는 다양하게 간식을 준비하지 못한다"면서 "지난해에 이어 과자값이 계속 오르고 있는데, 최근에는 인기가 많은 수입과자까지 오르면서 예산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서울 시내 직장인들이 무섭게 상승한 외식값에 구내식당과 편의점, 저가형 프랜차이즈 식당으로 내몰리고 있다. 폭염보다 무서운 외식물가 상승세에 서민 삶이 더욱 팍팍해지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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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정오 광화문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김두형(40) 씨는 "근처에서 먹을 수 있는 물냉면 가격이 1만1000원이고, 비빔밥 가격은 9000원"이라면서 "5000원에 먹을 수 있는 콩나물 프랜차이즈나 한 끼 간단하게 때울 수 있는 편의점에서 도시락, 김밥 등을 사먹을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31일 정오 강남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김미진(29) 씨는 "여의도·광화문·시청·강남 등 오피스가 밀집한 지역에 위치한 식당들의 점심 메뉴 가격은 평균 1만원 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점심에 커피전문점에서 5000원대에 파는 샐러드나 편의점에서 삶은달걀과 김밥 등으로 한끼를 때우는데, 5000원 이상은 지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를 입증하듯 최근 이마트24가 출시한 '700원 햄참치마요 삼각김밥'은 일주일만에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판매수량과 매출액이 각 39.2%, 13%를 상회하며 큰 인기를 끈 것. 이마트24 측은 "맛과 품질은 유지하면서 10년 전 가격인 700원으로 선보인 것이 역대 삼각김밥 중 가장 많은 가맹점 발주를 이끌어 냈다"며 "700삼각김밥의 취급율은 98%로 참치마요네즈와 함께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잡코리아는 "구내식당을 찾거나 편의점 도시락 등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직장인이 많아진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잡코리아가 최근 남녀 직장인 1380명을 대상으로 '점심값 현황' 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직장인들은 점심값으로 지난해보다 1.96% 감소한 평균 6110원을 사용하고 있었다.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사먹는 직장인'이 평균 7163원의 점심값을 기록해 가장 높았고, '편의점 등에서 사온다(5361원)'거나 '구내 식당에서 먹는다(5168원)'고 답한 응답자는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편의점 등에서 사온다'는 답변은 전체 항목 중 지난해 대비 가장 큰 폭의 증가율(지난해 대비 2.9%P 증가)을 보이며, 10% 이상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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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은 간식값에도 혀를 내두르고 있다. 여의도의 한 금융사에서 일하는 김송이(39) 씨는 "동료들과 돈을 걷어 산도, 쿠쿠다스, 버터와플, 페레로로쉐, 프링글스 등을 사서 함께 나눠 먹었는데 자주 먹었던 제품 모두 최근 가격이 올랐다"면서 "돈을 더 걷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아 간식 횟수를 줄이기로 했고, 부담이 된 직원 몇몇은 간식 모임에서 빠지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내 제과업체들은 최근 줄이어 가격 인상에 나섰다. 크라운제과는 1일부터 산도, 쿠크다스, 버터와플, 참ing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6% 인상했다. 산도는 2400원에서 2500원으로, 쿠크다스는 5300원에서 5500원으로, 버터와플은 2800원에서 3000원으로, 참ing은 5200원에서 5400으로 각각 올랐다. 앞서 롯데제과는 지난 6월 빠다코코낫, 야채크래커, 제크, 롯데샌드 등 비스킷 4종 가격을 1400원에서 1500원으로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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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과자도 들썩인다. 감자칩 브랜드 프링글스 110g 제품 편의점 판매 가격은 1일부터 기존 3300원에서 3500원으로 올랐다. 53g 제품 가격은 1500원에서 1700원으로 인상됐다. 수입 초콜릿 1위 페레로로쉐 제품도 이달부터 가격이 올랐다. T-3(3개입)은 1800원에서 1950원, T-5(5개입)은 3000원에서 320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편의점에선 T-3이 2100원, T-5가 3400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외식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외식을 외면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외식빈도는 음료를 포함해 20.8회에 비용은 29만2689원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횟수(21.8회)는 1회 정도, 비용(30만3850원)도 1만1000원가량 감소한 것이다. 특히 음료보다 식사를 줄이는 소비자가 대폭 늘어났다. 2016년 15회에 달했던 월평균 외식 빈도는 2017년 14.8회, 2018년 13.9회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요리를 직접 해먹는 가정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G마켓에서는 최근 한달간 압력솥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신장했고 냄비도 52% 늘었다. 수저ㆍ양식커트리지도 같은 기간 25% 증가했고 흑미와 백미도 각각 16%, 15% 늘었다.


11번가에서도 쌀과 잡곡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조리 도구인 냄비 매출도 56%나 뛰었고 전자레인지와 도마, 전기밥솥도 각각 26%, 16%, 15% 늘었다.


집밥 선호현상이 뚜렷해지는 이유는 갈수록 고공행진하는 외식가격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란 게 유통업계 분석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4월 서울지역 냉면가격은 그릇당 평균 8962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8692원에 비해 3.1%(270원) 올랐다. 김밥 한 줄의 서울지역 가격은 2369원으로 1년 전(2192원)보다 8.1%나 상승했다. 이어 비빔밥(7.6%), 김치찌개 백반(4.5%), 칼국수(4.0%), 냉면(3.1%), 삼겹살(2.9%) 순으로 가격이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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