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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강대강' 대치에 국회 또 마비…브레이크 걸린 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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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日 대응 예산 깜깜이" 심사 중단 선언
與 "심사자료 없다는 주장 사실아냐"
정쟁 장기화? 추경 처리 무산 우려도

문희상 국회의장이 22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원내대표들과 최근 현안과 관련해 회동을 갖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부터), 문 의장,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윤동주 기자 doso7@

문희상 국회의장이 22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원내대표들과 최근 현안과 관련해 회동을 갖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부터), 문 의장,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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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강나훔 기자, 전진영 기자] 켜켜이 쌓인 현안에도 불구하고 국회 공백 상태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6월 국회가 빈손으로 끝난 후 여야 원내대표는 재차 일정 합의를 시도했으나 조율에 실패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마저 정쟁에 휘말려 심사 도중 무기한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다.


23일에도 여야는 '강(强) 대 강' 대치를 이어갔다. 그간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안 처리 여부를 놓고 다퉜던 여야는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을 둘러싼 인식차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감정싸움을 지속했다. 한쪽에선 상대방을 친일로 몰아세웠고 다른 쪽에선 국민 분열을 조장한다고 맞서며 본격적인 프레임 전쟁을 시작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일본 문제에서 가장 급한 것은 외교적 해법임에도 문재인 정권은 단기적 해법과 중장기적 해법을 구분하지 못하고 순서를 틀린채 우왕좌왕하고 있다"며 "그러면서 의지해보겠다는 것이 고작 반일감정"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면 친일로 몰아가는 한심한 작태를 보여주고 있다"며 "철없는 친일 프레임에만 집착하는 어린애 같은 정치를 멈춰야 한다"고 힐난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한국당은 일본에는 저자세, 우리 정부에는 고자세"라며 "일본의 비이성적 도발에 당당한 외교를 하면 나라가 망하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팀킬'을 멈추고 더이상 국익이라는 말로 일본에 대한 저자세 외교를 포장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6월 국회가 끝나자마자 여야가 서로에서 날을 세우면서 국회 활동은 사실상 멈춰선 상태다. 심사에 속도를 내는 듯 했던 추경 마저 이후 국회 일정 조율에 실패하면서 올스톱됐다. 급기야 한국당 소속 김재원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일본 수출규제 대응 예산이 '깜깜이'라는 이유를 대며 심사 중단을 선언했다.

여야는 추경 심사 중단의 책임을 서로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이종배 예결위 한국당 간사는 "정부 여당은 추경 준비가 전혀 없으면서 추경탓, 야당탓만 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반면 민주당은 예산 심사자료가 없다는 김 위원장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역공에 나섰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추경은 예결위 심사 과정에서 확정되는 것인데 정부에게 예산을 미리 가감해서 갖고오라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진짜 문제는 김 위원장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됐을때 우리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부품소재 리스트를 제출해달라는 것"이라며 "정부에서 열람 형식으로 알리겠다고 했음에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여야 대치가 길어지면서 결국 추경 처리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추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연내 집행 가능성이 줄어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이다. 결국 심사를 해놓고도 여야 간 정쟁으로 최종 관문을 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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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경 정국에서 수세에 몰린 것은 한국당이라는 평가다. 일본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대응 예산에 대해 반대하는 모양새가 여론을 등 돌리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추경 처리가 늦어질 수록 고착화 되는 '친일 프레임'도 한국당에 큰 부담이다.


실제 최근 여론의 추이도 이러한 상황을 간접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지난 15~19일 리얼미터가 조사한 정당지지도에서 한국당은 27.1%로 전주 대비 3.2%포인트 하락하며 2·27 전당대회 직전인 2월 3주차(26.8%)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도층에서 민주당(36.6% → 42.9%)과 한국당(29.3% → 24.7%)의 격차가 7.3%포인트에서 18.2%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여야 대치 정국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한국당의 지지율은 더욱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물론 민주당도 마냥 웃을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추경 처리 불발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날 경우 '집권 여당'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일 수 있다. 또 야당과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책임론은 자칫 당 지도부의 리더십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싸울 때 싸우더라도 할 일은 해가며 싸우라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며 "여야 모두 상대방을 자극하는 강경발언은 자제하고 여야가 합의를 이뤄 6월 국회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현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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