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일선 학교 학생자치 강화 ‘눈에 띄네’
광주시교육청, 학생회에 예산집행권 부여…선거 공약 실현 등 학교 '변화'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광주광역시 일선 학교가 학교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한 교육현장의 학생자치가 강화되는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이 각급 학교 학생회에 학교표준운영비의 0.5% 이상에 대한 예산 편성권과 집행권한을 부여한다고 밝힌 지 1년 6개월 만이다.
28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두암초등학교 학생회는 1986년 개교 후 33년 학교 역사에 없었던 첫 예술제를 직접 개최했다.
학생회가 선거 공약이었던 예술제 개최에 1학기 사업비 46만 2000원의 67%인 31만 2130원을 투입했다.
하루 이틀 안에 끝나던 다른 행사들과 달리 지난 10일부터 27일까지 약 3주간 진행했다.
글짓기·시화·그림 세 분야에서 3~6학년 98명의 참여를 받았고 SNS와 아이돌 선발 대회처럼 전체 학생들에게 스티커로 ‘좋아요’를 받는 방식으로 입상작 선정과 흥행몰이를 했다. 대회의 계획 수립부터 심사, 선정까지 학교 측의 개입 없이 모두 학생 손으로 결정했다.
두암초 자치활동 담당 장태평 교사는 "두암 예술제가 학생들의 자발성과 학생들에 대한 믿음을 키워주는 학교문화 형성에 한발 다가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일곡중학교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12월에 선출된 예비 2·3학년 학생 대표들은 다음해 1월 수련회를 떠나 1박2일에 걸쳐 1년 간 학교일정을 토의해 결정한다. 3월 입학식부터는 그 계획대로 학교가 운영된다.
처음부터 학생자치가 활발하지는 않았다. 1995년 개교 후 지금 학생회 체제가 만들어진 시기는 2017년, 학생회 예산편성은 2018년부터 이뤄졌다.
일곡중 학생회 특징은 학년별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각 학년 학생회가 스스로 활동을 결정하는 분야가 많다. 각 학년 학생회는 13명, 3학년까지 총 39명이다. 평균 주 2회 모여 학교 현안과 일정 등을 논의한다. 학년 단위로 회의를 한 후 교사들은 지원하는 정도다.
일곡중 김방희 교사는 “본격적인 학생자치가 3년 정도 됐다”며 “올해 들어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중학교는 지난 2016년부터 학생회에 소액이지만 예산을 배정했다. 2016년 30만 원, 2017년 210만 원을 편성했다.
학생회 예산이 의무화 된 지난해부터는 학생회 총 예산을 1년에 1000만 원으로 대폭 늘렸다. 올해는 학생회 운영비 500만 원, 혁신부 학생지원비 270만 원, 자치모델 공모지원비 300만 원 등 총 1070만 원이 배정됐다.
신용중 학생회는 SNS 페이지를 통해서도 학생들과 소통하며 활동한다. 체육대회나 등교시간 캠페인 등 물론이고 5·18, 세월호, 학생의 날 추념행사를 학생회가 직접 담당한다. 2018년 5월18일에는 ‘신용중 학생시민이 묻고 교육부장관이 답하다’ 행사를 열기도 했다.
산정중학교의 경우 이곳의 학생자치는 이미 성숙단계에 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예산은 학교표준운영비 의무배정 비율의 4배가 조금 안 되는 1.89%를 배정받고 있다. 매년 약 100만 원을 공약이행 예산으로 별도 배정 받는다. 공약을 반드시 지키라는 의미다.
올해 학생회장은 공약으로 “겨울에 온수를 나오게 하고 물비누도 설치”하겠다고 내걸었다. ‘온수’는 3월부터 실현됐고 물비누도 설치 완료됐다.
학교 주요 사안을 학생대표와 교사대표단이 모여서 결정한다. 1개 행사에 평균 3~4회 회의를 갖고 어떻게 구성할지 협의한다.
특이 사항이 없으면 보통 학생대표가 방향을 제시하고 교사대표단이 행사를 구체화하는 역할을 한다.
학생회는 4·16, 5·18 추념행사 뿐만 아니라 위안부 문제 바로잡기 행사, 작은 소년상 건립 등을 담당해 왔다. 지난 2016년에는 학생회가 파악하기로 학교로서는 전국 최초로 세월호 유가족을 학교 추념행사에 초청했다. 이후 생존자, 시민단체 활동가 등을 지속 초청해 강연을 진행했다.
교권침해, 학교폭력을 극복하기 위해 학생대표와 교사대표단이 모여 서로 10개 요구사항을 제시해 협약을 맺어 갈등을 해결한 사례도 있다.
산정중 학생회의 올해 목표는 전교 단위 자치를 넘어 학년, 학급 단위 자치 활성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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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광주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각급 학교가 학교표준교육비의 0.5% 이상을 학생자치회 운영비 예산으로 의무 편성하고 학생자치회에 예산 편성과 예산 집행 권한을 부여하도록 안내한 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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