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초동여담]알라딘과 기생충, 소원을 말해봐

최종수정 2020.02.12 11:28 기사입력 2019.06.18 11:24

댓글쓰기

[초동여담]알라딘과 기생충, 소원을 말해봐
썝蹂몃낫湲 븘씠肄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알라딘'은 즐겁고, '기생충'은 요즘 말로 뼈가 아프다. 둘 다 좋은 영화다.


'알라딘'은 지난달 개봉해 잠시 박스오피스 1위를 했지만, 황금종려상을 휘감은 '기생충'의 등장과 함께 밀려났다. 그러다가 지난 주말 흥행 정상을 재탈환하는 기염을 토했다.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일은 쉽지 않다. '미녀와 야수'를 제치고 역대 뮤지컬 영화 흥행 3위에도 올랐다.

입소문의 파도에 제대로 올라탔다. 드물지 않은 아동용 고전의 실사화 중 하나 정도로 여겼건만, 영화가 줄 수 있는 재미를 흠뻑 담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전설로 자리 잡은 '겨울왕국'이 그랬던 것처럼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의 향연이 있다. 아라비아의 화려한 색깔들이 군무처럼 일렁인다.


우리는 땅에 발을 딛고 살지만 하늘을 바라보며 사는 존재들이기도 하다. 삶이 지리멸렬하고 금언은 숱하게 반복됐지만, 다시금 마음을 건드린다. 램프의 거인 지니는 친절하게도 소원 비는 팁을 알려준다. "돈과 권력에는 절대 만족이 없거든"


'기생충'으로 가보자. 송강호가 연기한 기택의 가족이 '기생'하는 저택의 주인들은 램프의 거인을 일찌감치 만난 듯 하다. 재벌은 아니지만 적어도 돈 걱정하는 모습은 안 보인다. 도무지 계획 따위는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인 절망의 쳇바퀴에 갇혀 있는 기택의 가족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다만 선을 넘어오지 말아야 할 다른 부류의 '냄새 나는' 인간들이 있다고 믿는다는 점에서, 소원은 물질에 국한됐을 것이다.

'알라딘'은 판타지이고, '기생충'은 적나라한 현실이다. 어떤 영화는 영화관을 나오는 순간부터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기생충'은 그런 영화다. 목 뒷덜미를 붙잡고 고개 돌리지 못하게 해서 두 눈 똑바로 뜨고 직시하라고 한다.


지하, 반지하, 옥탑방에 거주하는 이들은 전국적으로 38만가구에 이른다. 기택의 가족처럼 제대로 된 일자리를 잡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로 연명하거나 자영업자인 최하위 소득층 월 평균 소득은 78만4000원이다.


돈과 권력을 주문처럼 외워대는 세상 속의 그늘이다. 역설적으로 그래서 우리에겐 판타지의 교훈이 필요하다. 지하이거나 반지하에 갇힌 눅눅한 현실에 햇빛을 비추려면. 지니의 금언을 떠올린다. 무엇보다 알라딘의 세번째 '이타적' 소원을 우리도 외칠 수 있을까. 정 안 되면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라며, 허세일지라도, 인간적 체면 유지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TODAY 주요뉴스 꽃밭 사진 속 '노마스크' 제니…방파라치에 신고 당해 꽃밭 사진 속 '노마스크' 제니…방파라치에 신... 마스크영역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