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역 타격할 수 있는 '북한판 이스칸데르'

다수의 전문가 "미사일"…軍은 여전히 침묵유지

비핵화 대화 이어가려는 의도 반영됐다는 분석

국민 안전 밀접한 문제에서 '北눈치보기' 지적도


북한 조선중앙TV가 5일 전날 동해 해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화력타격 훈련 사진을 방영했다. 북한 240mm 방사포로 보이는 무기의 훈련 모습 (사진=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5일 전날 동해 해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화력타격 훈련 사진을 방영했다. 북한 240mm 방사포로 보이는 무기의 훈련 모습 (사진=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 중 일부가 '미사일'이라는 분석이 다수의 전문가들로부터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미 군 당국은 여전히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

한미가 이를 '미사일'로 규정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 논란과 함께 정세가 급격히 악화될 우려가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발사체의 사진까지 공개된 상황에서 군 당국이 판단을 미루는 것은 과도한 '북한 눈치보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6일 군에 따르면 합동참모본부와 미 군 당국은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와 관련, 세부 탄종과 제원을 공동으로 정밀 분석 중이다.

앞서 합참은 지난 4일 북한이 화력타격훈련을 실시한 직후 "북한은 오전 9시6분경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불상 단거리 미사일을 동쪽 방향으로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40여분 뒤 합참은 단거리 '미사일'을 단거리 '발사체'로 정정했다.


이후 북한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북한이 전날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 뿐 아니라 지대지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한 사실이 확인됐지만 현재까지 군은 공식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반면 다수의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발사한 전술유도무기가 러시아의 이스칸데르라는 무기를 토대로 개발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북한이 전날 공개한 사진에 보면 발사체의 외부 형상은 물론 발사차량 등이 이스칸데르와 매우 흡사하다.


북한 조선중앙TV가 5일 전날 동해 해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화력타격 훈련 사진을 방영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가 날아가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5일 전날 동해 해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화력타격 훈련 사진을 방영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가 날아가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이런 상황에서 미국 역시 북한의 발사체를 '미사일'로 인정하는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이 발사체를 탄도미사일이 아닌 단거리 '발사체'로 표현했다.


미국 CNN 등 현지 언론들도 미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에서 입수한 발사체 발사 당시의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이번 발사체가 단거리 미사일로 보인다고 보도했지만 미 정부 차원에서는 '탄도미사일'로 인정하는데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이다.


여기엔 북한과 진행 중인 비핵화 협상의 판을 깨고 싶지 않다는 한미의 희망사항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만약 한미가 북한의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탄도미사일 계열로 인정하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결론이 나도 당장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전례를 봤을 때 규탄 성명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북한 역시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정세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폼페이오 장관 역시 이를 우려한 듯 "중거리 미사일이나 장거리 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니라는 높은 확신을 갖고 있다"며 북한이 선을 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트위터로 "김정은은 내가 그와 함께한다는 것을 알고 나와의 약속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

원본보기 아이콘

하지만 북한이 이동식 발사 차량에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는 사진까지 공개한 상황에서 우리 군이 정무적인 판단으로 과도하게 낮은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최대사거리가 500㎞에 달해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발사할 경우 각 군 본부가 위치한 충남 계룡대는 물론 한반도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로 알려졌다.


회피기동이 가능해 지대공미사일인 패트리엇(PAC3)과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로 요격하는 것도 쉽지 않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탄두의 무게 역시 500kg 이상으로, 핵탄두 탑재도 가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D

합참이 지난 4일 북한이 쏜 기종을 미사일에서 발사체로 정정한 것도 "미사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이 반영된 의도적 축소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