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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국제업무지구 정상화 자부심"…기내서 쓴 김진용 인천경제청장 퇴임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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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연륙교 건설 합의, NSIC와 포스코건설사 분쟁 해결, 송도 6·8공구 정상화, 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협약, 송도 워터프런트 착공 등 성과로 꼽아

김진용 제5대 인천경제청장

김진용 제5대 인천경제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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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쿠웨이트 출장 후 직원들에게 퇴임편지 보내

"청라 국제업무지역 개발, 오로지 청라발전과 공익적 관점에서 추진"

인천경제청 '퍼주기·특혜 시비' 논란 일축…"투자유치 환경 이해해야"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제게 주어졌던 지난 1년 반의 크로노스(chronos:시간)는 얽히고 설킨 경제자유구역의 난제들을 풀고 새로운 성장 기틀을 마련해 도약하는, 경제성장의 모멘텀을 만들어나가는 카이로스(kairos:기회)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김진용(54) 제5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1년 6개월여의 임기를 마친 소회를 밝혔다.


김 청장은 별도의 퇴임식은 하지 않은 채 지난 3일 쿠웨이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쓴 편지를 통해 인천경제청 직원들과 영종·청라·송도 경제자유구역 주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편지에서 "취임 일성으로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바쳐, 경제자유구역의 난제를 풀고 경제자유구역이 비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 후 하루하루를 제 인생의 처음인 동시에 마지막 날인 것처럼 혼신의 힘을 다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재임 기간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제3연륙교 건설 전격 합의,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와 포스코건설사 간 분쟁 해결, 인천시와 SLC(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 간 개발이익환수 논란 일단락,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2단계 협약, 송도 워터프런트 착공, 송도 11공구 바이오 산업용지 30만평 확보, 청라 스타필드 투자 확대, 청라시티타워 본궤도, 영종국제도시의 항공우주산업과 복합레저도시 조성 역점 등을 꼽았다.


김 청장은 기존 민자대교의 손실보전금 부담 주체 문제로 10년 넘께 진척이 없던 제3연륙교(영종도~청라국제도시) 건설사업과 관련해 "2017년 9월 당시 국토부 차관을 찾아가 '인천시가 손실보전금 전액을 부담하겠다'고 담판을 지으면서 실마리를 풀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매년 100억원이 넘는 영종도 주민 통행료 지원액을 연계·활용한다면 (손실보전금의)재정부담 문제를 보다 수월하게 결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제3연륙교 통행료를 손실보전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유연한 법규해석 또는 법규개정을 하는데 국토부가 협력해 줄 것을 전제로 손실보전금의 인천시(경제청) 전액 부담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김진용 인천경제청장과 우즈벡 투자대외무역부 장관이 안그렌 경제자유구역의 위탁개발 협약에 서명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인천경제청]

김진용 인천경제청장과 우즈벡 투자대외무역부 장관이 안그렌 경제자유구역의 위탁개발 협약에 서명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인천경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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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라 스타필드 허가와 관련해서도 "인근 부천시가 영세상인들의 반발에 부딪쳐 신세계 백화점 건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인천경제청 청라과장과 영종청라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즉시 스타필드 허가 내줘라.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지시했다"면서 "이후 청라 스타필드 투자액을 5000억원에서 1조원 규모의 테마파크형 복합쇼핑몰로 끌어 올렸고, 최근에는 도시기반시설 부담의 문제로 스타필드측과 갈등이 있었으나 원만히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김 청장은 최근 무산된 청라 G-시티 개발사업에 대해 "만약 G-시티 원안대로 허가를 내줬다면 집단민원을 넘어 청라주민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하고, 감사에서 처벌받는 사태를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G-시티 사업부지의 국제업무지역 개발 과정은 오로지 청라발전과 공익적 관점에서 추진됐고, (G-시티 불허도)우리나라 전문가들과 회의·자문을 통해 청라를 위한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와 포스코건설사 간 분쟁은 송도 1·3공구 국제업무지구의 개발을 3년 반이나 멈춰 세운 송도개발사의 큰 사건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 사건은 미국 투자자의 장외 투쟁으로 인해 개발사업이 정치적·국제적 다툼의 양상으로 치달았고 백악관까지 나서서 한국정부에 해결을 촉구하는 큰 싸움이 됐다"며 "저는 복잡한 이 문제를 해결하고 국제업무지구 사업을 정상화했다는 데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3월 연세대와 체결한 '국제캠퍼스 2단계 조성사업 협약' 대해서도 큰 성과라고 자평했다. 이 협약은 연세대 학부생·대학원생 1만여명 유치와 송도 세브란스병원 건립, 사이언스파크 조성 계획이 골자다.


송도 11공구를 값지게 활용하기 위해 공동주택 용지를 과감히 줄이고, 바이오-메디 클러스터를 만들고자 바이오 산업용지 30만평을 확보하고 R&D 시설용지를 지정한 점도 성과로 꼽았다.


송도주민단체 '올댓송도'가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자 송도 전역에 현수막을 걸었다. [사진=올댓송도]

송도주민단체 '올댓송도'가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자 송도 전역에 현수막을 걸었다. [사진=올댓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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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청장은 2003년 인천경제청 개청 이래 계속된 '퍼주기·특혜 시비'에 대해서도 자신만의 소신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최근 모 대기업 플랜트 부문을 송도에 유치하기로 모든 절차를 이행했는데 막바지에 입주가 무산됐다. 이유는, 회사가 서울을 떠나 인천으로 가면 핵심인력들이 서울에 있는 타 경쟁사로 옮기려 했고, 그렇게 되면 회사경영에 치명타가 된다고 경영진에서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서울 소재 일류대학이며 기업들은 땅도 주고 건물도 지어주겠다고 해도 인천(송도)으로 이전하는데 망설이는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김 청장은 "'퍼주기다'라는 비판을 쉽게 하고 있지만, 투자유치의 현장은 이렇게 서울이라는 강력한 자장과 버겁게 싸워나가야 하고, 매력적이고도 파격적인 투자조건과 비즈니스환경을 제공하는 외국 도시와도 싸워 나가야 한다"며 "외국인과 외국기업 입장에서 보면 말도 안통하는 도시, 약국과 병원 가기도 어려운 도시에서 산다는 것은 매우 불편하고 두렵기까지 한 일이다. 거래와 협상에 있어서도 역지사지 없이는 메아리 없는 외침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왜 이런 엉터리 계약을 했냐, 이건 노예계약이다'라고 힐난하지만, 합의나 결론에 이른다는 것은 첨예한 이해관계 속에서 득실을 따지는 전투이며, 밀고 당기는 치열한 줄다리기인 동시에 '상황'과 '맥락'이라는 판(plate)위에서 제한적이고도 제어하기 어려운 변수나 선택지를 놓고 벌이는 '게임'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맥락과 상황으로부터 분리시켜 특혜다, 퍼주기다, 엉터리다라고 단정하는 것은 일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장애물이 될 수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유정복 전 인천시장이 재임하던 2017년 9월 공모를 통해 인천경제청장(1급 지방관리관)에 임용됐으나 임기를 1년 5개월가량 남기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퇴직 당시 자리인 인천시 2급 공무원으로 복귀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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