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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영철 '아웃'‥美에 대화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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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김영철 교체 요구 받아들인 셈‥대미 협상 외무성에 힘쏠려
북·미 대화 이끌던 스파이라인 사라질 수도
러·중 6자회담 만지작에 최선희 부상 가능성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가 지난 11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렸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12일 오후 공개한 영상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붉은 원)이 주석단에 앉아 있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가 지난 11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렸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12일 오후 공개한 영상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붉은 원)이 주석단에 앉아 있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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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북ㆍ러 정상회담 직전 북한의 대미 협상 총책임자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교체가 확인됨에 따라 향후 북ㆍ미 대화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2차례나 미국을 방문한 김 부위원장의 교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해 러시아로 출발한 날 알려졌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심장하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조치는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만남을 경계하는 미국을 향해 대화 재개를 시사하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김 부위원장 교체는 애시당초 미국이 원했던 사안이다. 미국은 군부 쪽에 치우친 김 부위원장이 협상 상대로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여러 번 내놓았다. 지난해 11월 예정됐던 북ㆍ미 고위급 회담이 취소된 것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김 부위원장을 리용호 외무상으로 교체해줄 것을 북측에 요구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파다했다.


하노이 2차 북ㆍ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에도 지난 9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해 건재함을 과시했던 그가 통일전선부장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북ㆍ러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을 의식한 조치일 수 있다.


이에 따라 북ㆍ미 관계를 현재까지 이끌어온 '스파이 라인' 대신 외무성 중심의 새로운 협상 라인이 꾸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폼페이오 장관은 상원 의원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출마한다면 스파이 라인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김정은(오른쪽 두 번째)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확대 정상회담을 하던 중 밝게 웃고 있다. 오른쪽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정은(오른쪽 두 번째)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확대 정상회담을 하던 중 밝게 웃고 있다. 오른쪽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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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DC 외교가 안팎에서는 북ㆍ미 협상의 '키맨'이었던 김 부위원장이 통일전선부장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북ㆍ미 협상의 북측 무게중심이 기존의 통일전선부 라인에서 외무성 라인으로 옮겨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리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국무위원에 이름을 올린 것도 새로운 협상판 구성의 일환으로 연계해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김 위원장의 의중을 언론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던 최 부상의 향후 역할에 이목이 쏠린다. 최 부상은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가 등장하며 일선에서 밀린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온 것을 무색하게 할 만큼 연일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제는 그가 이전의 역할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의 파트너가 아닌 책임자급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러시아가 이번 북ㆍ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6자회담 재개에 대한 군불 때기에 나선 것도 연계해서 볼 수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6자회담에 대해 "현시점에서 이보다 효과적인 국제적인 메커니즘은 없다"고 말했다. 6자회담이 부활할 경우 최 부상이 6자회담 대표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최 부상이 맡은 외무성 제1부상은 과거 6자회담 북측 대표였던 김계관의 자리였다. 과거 대미 비난에 앞장섰던 김 전 부상은 최근 최 부상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해 러시아 인사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해 러시아 인사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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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북ㆍ미 대화의 성사 가능성도 한층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강경파인 김 부위원장이 협상 테이블에서 빠진다는 것은 북한이 미국이 주장하는 일괄타결식 비핵화 논의에 조금은 가까워진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김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한의 강경파들이 원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의 일부만 포기하고 미국의 대북 제재 핵심 부분을 해제한 상태에서 북한이 계속 핵무기 보유국으로 남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이번 방러에 김 부위원장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나 김 부위원장이 맡던 통일전선부장직을 다른 간부에게 넘겨 김 부위원장에 대한 의존도를 현저하게 낮춘 것은 북ㆍ미 비핵화 협상에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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