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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 산' … 서울 특수학교 개교 또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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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진학교, 설립 반대 주민 앞에서 학부모 무릎 꿇었지만

9월 일부시설 '반쪽 개교' 방안 vs 11월 완전 개교 협의중

중랑구 동진학교도 8번째 후보지 대신 구청이 새 안 제시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특수학교에서 학생들이 체육수업을 받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특수학교에서 학생들이 체육수업을 받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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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장애학생 부모들이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 무릎을 꿇은 장면으로 잘 알려진 '서진학교' 개교가 또 연기됐다. 지역주민 반대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당초 9월 개교는 물 건너갔고 11월도 미지수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강서구 서진학교 학부모ㆍ건설업체 등과 오는 29일 현장 간담회를 열어 공사 진척 상황을 점검한다. 이날 학교가 정상 운영될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한 뒤 개교일자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서진학교는 서울에서 2002년 이후 처음 설립되는 특수학교다. 초ㆍ중ㆍ고 과정 뿐 아니라 전공과까지 22개 학급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올해 3월 문을 열어야 했지만 지난해 상반기까지 지역 주민의 반대로 개교일이 올해 9월로 한 차례 늦춰진 상태였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주민들이 신축 건물 공사를 두고 항의와 민원 제기를 멈추지 않아 공사가 지연돼 왔다. 개교 일정을 맞추기 위해선 야간 공사 등이 필요한데 이를 못하게 민원을 제기하는 식이다. 이에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 한 건물은 2학기가 시작되는 9월 학생을 받을 수 있지만 신축 건물은 11월 쯤 돼야 마무리될 전망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역 주민 반발로 착공이 늦어졌지만 입학을 손꼽아 기다려 온 학부모 수요를 고려해 올 9월 개교는 가능하도록 추진해왔다"며 "그러나 착공 후에도 인근 주민이 공사와 관련한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그나마 빠듯한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교육청은 학부모들과 9월 일부 시설을 열고 11월 전면 개교하는 방안과 11월까지 기다렸다 한 번에 개교하는 방법 등을 놓고 협의하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강서지역 장애인학부모단체 관계자는 "현재 자녀가 먼거리 학교로 통학중이거나 과밀학급에 다니고 있는 학부모들의 경우 한시라도 빨리 개교할 것을 희망하지만 또다른 학부모들은 학생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완전히 완공된 후 들어가길 원한다"며 "특히 11월은 학기 중반이라 학사 일정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를 감안해 2학기 중간 전학 대신 다음 학기 입학을 택하는 부모가 많을 경우 서진학교는 내년 1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 돼야 온전한 모습으로 운영되는 셈이다.


2022년 중랑구 신내동에 들어설 예정인 또다른 특수학교 동진학교(가칭)도 건립 단계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이 학교는 2012년 첫 건립 계획이 세워졌으나 7차례나 부지 확보에 실패했다. 현재 서울교육청이 8번째 학교 후보지를 낙점하고 설계 예산도 교부한 상태인데, 후보지 관할 구청이 부지 이전과 주민복합시설 추가 건립을 제안하면서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중랑구청은 동진학교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확대하기 위해 인근 다른 부지로 학교 위치를 옮기는 방안을 시교육청에 요청했다. 구청 관계자는 "우리가 제안한 부지에 수영장ㆍ커뮤니티센터ㆍ체육관 등이 함께 들어서면 접근성과 친환경성이 높은 개방형 특수학교로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청이 특수학교 건립에 이견을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큰 계획 변경을 요청하는 것이라 예정된 일정을 맞추기 어렵게 된 것이다.


특히 구청 측이 제안한 새 부지는 교육 여건과 접근성 면에서 기존 부지보다 열악한 곳이어서 시교육청과 구청, 학부모 간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질 지 불확실하다. 새 부지로 최종 결정되면 학교로 이어지는 도로도 새로 깔아야 한다.


학부모단체 관계자는 "구청이 좋은 안을 제시한 것이지만 설계 작업과 예산 조율 등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리게 된다"며 "그렇다고 기존 부지를 고집하면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변경 등 구청 협조가 순조롭지 않을 것 같아 고민이 많다"고 했다.


현재 서울 시내 특수학교가 없는 구는 중랑구를 포함해 동대문ㆍ성동ㆍ용산ㆍ영등포ㆍ양천ㆍ금천ㆍ중구 등 8곳이다. 시교육청은 모든 구에 특수학교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교육부도 2022년까지 전국에 특수학교 26개교, 학급 1250개를 신ㆍ증설해 장애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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