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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보틀은 왜 '커피업계의 애플'이라고 불릴까

최종수정 2020.03.06 13:29 기사입력 2019.04.2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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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5월 국내 오픈...아시아 두 번째 진출
차고에서 시작해 美 3대 스페셜티 커피로

블루보틀은 왜 '커피업계의 애플'이라고 불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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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한국의 커피 애호가들이 최근 주목하는 커피 브랜드가 있다. 바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신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Blue Bottle)'이다. 수년 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블루보틀의 국내 1호점(서울 성수동) 오픈이 5월 3일로 확정됐기 때문. 일본에 이어 두 번째 해외 진출이다. 한때 커피 애호가들이 블루보틀에 가기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제는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블루보틀은 인텔리젠시아 커피 앤 티, 스텀프타운과 함께 미국의 3대 스페셜티 커피로 불린다. 특히 블루보틀은 전 세계 단 68개 매장만으로 2만8000여 개의 매장을 가진 커피업계 공룡 '스타벅스'의 강력한 경쟁자로 거론될 정도다. 커피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모건스탠리와 구글벤처스, 피델리티 등 주요 벤처캐피털로부터 1억1700만 달러(약 1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은 브랜드이기도 하다. 설립 10년 만에 연 매출 1000억원을 뛰어넘었고, 2017년에는 글로벌 식품회사 네슬레가 지분 68%를 5억 달러(약 5700억원)에 사들이면서 기업가치는 7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그리고 최근엔 '커피업계의 애플'이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커피 브랜드임에도 IT업체 애플과 자주 비교되는 이유는 창업자의 철학이 닮았기 때문.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스타벅스가 마이크로소프트(MS)라면 블루보틀은 애플"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출처=블루보틀 공식 홈페이지]

[출처=블루보틀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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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좋아서" 차고에서 시작한 사업

블루보틀의 시작은 애플이 그랬던 것처럼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작은 차고에서 시작됐다. 블루보틀의 창업자인 제임스 프리먼은 당시 교향악단의 클라리넷 연주자였다. 순회공연을 다닐 때마다 악기 가방에 직접 볶은 커피를 가지고 다닐 정도로 커피애호가였다. 하지만 직업에 회의감을 느낀 그는 곧장 사표를 내던지고 자신이 좋아하는 커피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시작한 연구였지만 자신이 느끼는 커피에 대한 즐거움을 타인들과 나누겠다는 마음을 먹고 2000년 유럽 최초의 커피하우스 이름을 본 따 '블루보틀 커피'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당시 사업이라는 말조차 거창했다. 단 돈 600달러(약 68만원)로 오클랜드 한 식당의 부엌 구석을 빌려 커피를 로스팅했고 주말이면 수레에 커피 추출기를 싣고 장터에 나가 커피를 팔았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미치광이 취급했다. 2000년 당시 스타벅스가 미국 커피 시장을 이미 장악한 상황이었다. 스타벅스 등 빠른 서빙에 익숙한 사람들이 추출하는데 15분 이상이 걸리는 드립 커피를 기다려 구매할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자신만의 로스팅과 추출법을 개발한 끝에 그의 커피 맛은 입소문이 났고, 사람들은 커피를 맛보기 위해 긴 줄에 서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 중에는 실리콘밸리의 유명 사업가들도 포함돼 있었고 이들은 블루보틀의 성장 가능성에 투자했다. 그 자금은 블루보틀의 씨드머니가 됐다.

그리고 2005년 샌프란시스코 헤이즈벨리에 위치한 친구 집 차고에 블루보틀 1호점을 열었다. 좁은 매장, 허술한 인테리어, 스타벅스와 견줄 비싼 가격으로 커피를 판매했지만 사람들은 오직 '커피의 맛'을 즐기기 위해 가게를 방문했다고 한다.

제임스 프리먼 [출처=블루보틀 공식 홈페이지]

제임스 프리먼 [출처=블루보틀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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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의 고집이 블루보틀 마니아를 만들다

제임스 프리먼과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공통점은 '완벽주의자'라는 것이다. 알다시피 스티브 잡스는 모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강박증을 갖고 있었다. 이 강박증이 애플을 만들었다고 평가할 정도다.


제임스 프리먼도 마찬가지. 블루보틀 1호점이 문을 연 2005년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원칙이 있다. ▲로스팅한 지 48시간 이내의 원두만 사용할 것 ▲숙련된 바리스타가 직접 손으로 커피를 내릴 것 ▲메뉴 6가지와 컵은 한 가지 크기로 통일할 것 ▲가맹점을 운영하지 않고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할 것.


완벽한 커피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세운 원칙들이다. 심지어 네슬레는 블루보틀의 대주주로 올라설 당시 블루보틀만의 독창성을 유지하기 위해 창업자의 정신을 존중, 운영 방식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지금까지도 네슬레 측은 경영에 간섭하지 않고 있다. 이런 마인드는 커피애호가들이 블루보틀의 단골고객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블루보틀 신주쿠점 [출처-블루보틀]

블루보틀 신주쿠점 [출처-블루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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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보틀을 애플스토어처럼 꾸며라"

제임스 프리먼이 2012년 2000만 달러(약 22억원)의 펀딩을 받고 가장 먼저 행한 건 매장을 애플스토어처럼 꾸미는 것이었다. 시선을 거스르는 오브제가 없고, 미니멀한 가구를 사용해 고객이 제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었다.


실제로 비교적 최근 문을 연 도쿄 신주쿠점, 오모테산도 아오야마점 등은 애플스토어와 상당히 비슷하다. 높은 커피 머신이 설치된 테이블과 갖은 종류의 케이크가 진열된 커다란 냉장고 대신 낮고 단순한 테이블을 설치했다. 커피를 내리는 동안 고객과 대화가 가능하다. 바리스타와 고객 사이에는 어떤 장애물도 없는 것이다. 애플스토어의 공간 철학을 그대로 녹인 공간인 셈이다.


고급 커피에 느림의 미학을 얹은 커피업계 '제3의 커피 물결'을 주도한 블루보틀. 한국인의 대표적인 문화이자 특징인 '빨리빨리 문화'에 블루보틀이 성공적으로 데뷔할 수 있을지, 한국의 커피 문화에 어떤 변화를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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