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 씨와 함께 마약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박유천이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17일 경기 수원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수원=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 씨가 체모 대부분을 제모한 상태로 경찰의 마약 반응 검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전날 박 씨의 경기도 하남시 소재 자택과 차량 2대, 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마약 반응 검사에 필요한 모발 등 체모 채취를 위해 박 씨의 신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발부받았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박 씨가 체모 대부분을 제모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박 씨의 모발과 다리털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이에 경찰은 박 씨에게 증거인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씨는 올해 2월 소속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영상 속에서 연한 황토색으로 염색을 한 모습으로 나온 데 이어 지난달 김포국제공항에서는 붉게 염색을 한 상태로 나타나는 등 최근 염색을 자주 했다.
마약을 투약할 경우 모발 등 체모에 남는 마약 성분은 드라이, 염색 등에 의해 감소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은 박 씨가 모발은 남기고 나머지 체모를 제모한 것을 두고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께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박 씨는 "평소 콘서트 등 일정을 소화할 때 제모를 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혐의 피의자가 염색이나 제모를 하는 경우는 자주 있다.
박 씨의 혐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마약 혐의 피의자가 수사에 대비해 염색이나 제모를 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이달 초 자택에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체포됐던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61) 씨는 지난해 다른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을 당시 염색하고 체모를 제모한 상태로 경찰에 출석했다. 황 씨 역시 머리카락을 염색, 탈색했다.
박 씨는 황하나 씨와 올해 초 필로폰을 구매해 황 씨의 서울 자택 등에서 함께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전날 박 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데 이어 이날 경찰에 자진 출석한 박 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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