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화재 청문회, 조사방해의혹 VS. 적극지원당부

황창규 KT회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KT아현국사 화재사건 관련 청문회'에 출석, 청문회 시작에 앞서 속이 타는 듯 물을 마시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KT 가 화재사고와 관련한 소방청의 조사를 고의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소방청의 자료나 면담 요구에 불성실하게 응하면서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황창규 KT 회장은 "오늘 처음 안 사실이며 화재 조사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하라고 당부했다"며 이를 부인했다.

KT 화재조사 방해 의혹 VS. 황 회장 "조사에 적극 지원 당부"

17일 오전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T 화재사고 원인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청문회에서는 KT의 화재사고 조사 방해 의혹이 제기됐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윤영재 소방령에게 KT 가 화재사고 조사를 하는데 있어 적극적으로 협력했는지에 대해 캐물었다. 소방령이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한 자료를 요청한 것에 대해 본사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답을 얻거나, 면담 요청을 거정당하는 등의 상황이 벌어졌다는 게 박 의원의 질의였다. 이에 대해 윤 소방령은 관련한 "사실이 맞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이에 상임위 차원에서 공무집행 방해죄로 고발할 것을 요청했다. 민원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 2차관은 "고의성이 있다면 공무집행 방해로 볼 수 있다"고 답했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도 윤 소방령에게 자료나 면담 요청을 거부한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황 회장은 "저는 사고가 나면서 모든 화재 원인 규명과 과기정통부의 조사에 대해 적극적 지원과 협조를 강조해왔다"라며 "이같은 상황은 오늘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또다른 KT 의 조사 방해행위에 대해 지적했다. KT 가 협력사에 보낸 공문을 제시하며 "내용을 보면 KT 가 협력사에게 멘홀이나 통신구 출입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이로 인해 협력사 평가시 불이익 받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적혀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날 청문회의 참고인 중 하나인 KT 협력사 직원 김철수 씨가 청문회에 나오지 못한 것이 이같은 KT 의 압박 때문이라며 황 회장에게 확인을 요구했다.

황창규 KT회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KT아현국사 화재사건 관련 청문회'에 출석, 민원기 과기부 차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교체된다며 청문회 불참 선언한 장관이 장관인가"

한편 이날 청문회는 한 시간 넘게 지연되다 열렸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이 대통령 해외 순방에 동행해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이유로 청문회 일정 연기를 요구했다. 화재사고에 대한 주요 증인이 빠졌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당은 유 장관이 '청문회 전에 교체될 상황이라 청문회 불참을 직접 전화로 타진했다'고 주장했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당장 내일 장관직을 내려놓더라도 임기까지는 자기 역할은 해야 하는 것"이라며 "화재사고로 국민이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교체 장관이니까 청문회 불참하고 대신 차관을 보내겠다는 장관이 어떻게 화재사고를 막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과방위는 이날 청문회를 열기로 한 상황에서 청와대는 유 장관의 후임으로 조동호 교수를 임명했다. 하지만 인사청문회를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고 청와대는 후보자 임명을 철회했다. 이에 따라 유 장관은 남은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노웅래 국회 과방위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KT아현국사 화재사건 관련 청문회'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간사,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간사, 신용현 바른미래당 간사가 청문회 개의 여부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유영민 장관의 불출석을 이유로 청문회 연기를 진행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