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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세상은 온도가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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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높으면 드라이버 비거리도 늘어납니다. 타이거 우즈의 드라이버 스윙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기온이 높으면 드라이버 비거리도 늘어납니다. 타이거 우즈의 드라이버 스윙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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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지구의 평균 기온이 제법 많이 올랐습니다. 지난해 11월 세계기상기구(WMO)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지구의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에 비해 1℃ 정도 높아졌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평균기온 14.8℃로 평년(1981~2010년) 기온인 14.1도보다 0.7도나 높아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여섯 번째로 높은 기온을 기록했습니다. 고작 기온이 0.7~1℃ 오른 것이 무슨 문제냐고 생각하시는 분은 안 계시겠지요?

당장 우리나라만 해도 온대기후가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있습니다. 덕분에 과일 등 주요 농작물 재배지가 바뀌고 있지요. 이처럼 기온이 1℃ 오르고 내리는 것이 우리 삶에는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온도가 세상을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온도는 사람들의 옷차림과 생활양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감정의 변화도 일으키게 합니다.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면 불쾌지수가 함께 올라가고, 이 때문에 범죄 발생률이 증가합니다.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의 매출도 좌우하고, 스포츠에서는 기록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요.


유난히 더웠던 지난 여름은 불쾌지수도 높았습니다. 불쾌지수는 온도와 습도에 따라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끼는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것인데, 불쾌지수가 높아지면 강도나 폭행 등 강력범죄 발생률도 증가합니다.

불쾌지수가 80을 넘어가면 사람들은 불쾌감으로 예민해져 평소라면 아무렇지 않을 일에도 쉽게 짜증을 내는데, 무더운 여름날 이로인한 우발적 범죄나 이유 없는 폭력사건이 많이 늘어납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전체 폭력 사건 중 28%가 여름철인 6~8월에 발생하고, 26%가 9~11월, 25%가 3~5월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불쾌지수가 낮은 겨울철인 12~2월은 21%로 폭력범죄 발생률이 가장 낮았습니다. 월별로도 습도가 높고 야외활동이 잦은 7월에 폭력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기온과 습도가 낮은 1월에 가장 적습니다.


온도는 식품·의류·가전제품 등 상품의 판매량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변수이기도 합니다. 관련업계는 상품의 수요가 급격히 변하는 시점의 기온을 '임계온도'로 정해두고, 온도 마케팅의 핵심 요소로 활용합니다.


콜라와 사이다 등 무더울 때 찾는 청량음료의 임계온도는 25℃ 입니다. 콜라는 임계온도에서 1℃ 오를 때 마다 매출이 15% 증가하고, 사이다는 10%, 스포츠 음료의 경우 2℃ 오를 때마다 판매량이 8%씩 상승한다고 합니다.


반대로 우유 등 유제품은 20℃를 기준으로 온도가 1℃ 상승할 때 마다 8%씩 매출이 감소합니다. 반소매 셔츠의 판매량이 늘어나는 온도는 19℃, 청량감을 주는 유리 그릇의 판매가 증가하는 온도는 18℃라고 합니다.

코카콜라 광고의 한 장면.[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코카콜라 광고의 한 장면.[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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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서도 임계온도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골프와 테니스 인구는 16℃부터 늘어나 24℃에 절정을 이루지만 27℃를 넘어가면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골프의 비거리도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영하 12℃에서 드라이버 비거리가 229m(250yd)라면, 43℃에서는 238m(260yd)로 9m(10yd) 정도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기온이 높으면 공기의 밀도가 낮아져 그만큼 공기저항이 줄어들고, 골프공의 반발력도 온도가 높을수록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기록경기에서 온도는 특별히 민감한 영향을 미칩니다.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 때 평균기온은 -4.8℃, 평균풍속은 초속 5.7m로 예년 보다 따뜻하고 건조했습니다. 다른 올림픽 때와 비교해도 날씨가 따뜻한 편이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유달리 많은 신기록이 쏟아졌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기온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8월25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마라톤은 높은 기온 때문에 아침 6시에 경기를 시작했지만 체감온도는 30℃에 달했고, 습도도 엄청나게 높았다고 합니다. 결국 폭염으로 기록 전반이 저조했습니다. 금메달리스트인 일본의 이노우에 히로토의 기록은 2시간18분22초로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 기록인 2시간12분38초보다 5분 이상이나 느렸습니다.


이처럼 온도가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습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지만 사람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온도가 아닐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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