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안가도 5G로 고구려벽화 실감나게 접한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가상현실(VR)ㆍ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문화콘텐츠를 보다 풍성하게 접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민관 협의체가 구성됐다.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를 맞아 이러한 실감형 콘텐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체계적인 발전전략을 짜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5일 김용삼 1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실감형 콘텐츠 진흥위원회' 출범식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고 향후 운영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감형 콘텐츠는 이용자의 오감을 자극해 몰입도를 향상시키는 기술에 기반한 콘텐츠를 통칭하는 것으로 VRㆍARㆍ혼합현실(MR) 등이 대표적이다. 몰입감과 사실감을 극대화해 5G시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시장성숙을 위해서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개인장비 보급이 더디고 수익모델도 아직은 불확실하다. 콘텐츠 개발ㆍ유통업체 역시 제작비용이 높고 우수인력ㆍ기반시설이 부족해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한다. 게임ㆍ관광 등 분야별로 규제가 복잡한 것도 단점이다.

문체부는 이에 5G 상용화가 개시된 현 시점에 우리 실감형 콘텐츠가 국민의 일상에 한 발 더 다가가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이동통신 3사와 콘텐츠 제작ㆍ유통업체, 학계, 연구계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를 꾸렸다. 김 차관을 비롯해 구현모 한국가상증강현실산업협회장, 김동현 가상현실콘텐츠산업협회장, 전진수 SK텔레콤 미디어랩스장, 박정호 KT C&M 부문 뉴미디어사업단 상무, 박종일 한양대학교 소프트웨어대학장, 김시오 연세대학교 글로벌융합공학부 교수, 이석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이길행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본부장 등 총 20명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실감형 콘텐츠 산업을 만든다는 목표로 세계 수준의 실감콘텐츠 기업 육성, 콘텐츠와 기술을 아우르는 창의적인 전문인력 양성, 실감형 콘텐츠 기술 연구개발(R&D), 국내외 유통 활성화 등 분야별 민관 협력 사업을 발굴하기로 했다. 법ㆍ제도나 규제 관련 개선사항, 민간이 필요로 하는 정책적 지원사항도 등을 심의하는 역할도 맡는다.

문화산업, 기초예술, 문화재, 미디어, 스포츠, 문화기반시설(박물관ㆍ미술관 등), 다른 산업과의 융ㆍ복합(국방ㆍ의료ㆍ교육 등) 등 각 분야별로 공공 수요창출 전략도 병행한다. 우선 올해 국립중앙박물관이 140억원을 들여 우수 문화자원 실감형 콘텐츠 제작ㆍ체험관 조성을 위한 시범사업을 진행키로 했다. 중앙ㆍ청주ㆍ광주ㆍ대구 등 권역별 거점을 정해 디지털체험관을 꾸미는 한편 고구려벽화무덤 등 각종 문화자원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에도 나선다.

위원회는 기업ㆍ인재육성, 유통ㆍ해외진출 등 전문가와 실무진을 중심으로 분과 7곳을 나눠 운영한다. 김 차관은 "전 세계가 장비와 연결망에 경쟁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바로 이 시점에 우리 실감형 콘텐츠가 여러 걸림돌을 넘어 세계로 도약해 나갈 수 있도록 관계 부처, 민간과 협력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라고 전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