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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국 눈치보지 말라"며 연락사무소 철수…한미 동시 압박

최종수정 2019.03.22 18:10 기사입력 2019.03.2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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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속도부진에 못 마땅한 북한
"미국 눈치만 보는 남조선" 강력 비난
대남 압박으로 미국에도 간접적 메시지
북미협상에서 "요구수준 낮추라"는 의미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북한이 22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돌연 철수한 것은 남북관계·북·미관계에서 한국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한국은 북·미관계의 '중재자'를 자처했지만 정작 북한은 남한이 "미국의 눈치만 본다"며 비판해왔다. 아울러 남한을 압박하며 미국에도 강경한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2일 세종연구소 정성장 연구기획본부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지속할지 매우 심각하게 고민하는 과정에서 북한은 한국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미 설득을 압박하기 위해 북측 인원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문 채택 없이 끝난 이후 북한은 연일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동시에 한국을 비난해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북한 매체들은 22일 남한을 향해 강도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통일부가 발표한 '2019년 업무계획'을 "백해무익한 문서보따리"라며 "쓰레기통에 쳐넣으라"고 했다. 외교부의 '북·미관계 촉진자론'에 대해서는 "미국 눈치만 보는 남조선이 무슨 힘으로 중재자니 촉진자 역할을 하나"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재개, 개성공단 재가동, 남북철도·도로 연결사업 등에 의지를 표명해왔으나 대북제재로 인해 실현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 정부 역시 "대북 제재의 틀을 준수"하면서 남북협력사업을 해나간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은 남한의 이 같은 입장을 못마땅해하고 있다. 하노이 회담 이후 통일부가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대북제재의 틀 내에서 남북경협을 준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우리민족끼리는' "구태의연한 주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재의 틀' 안에서의 협력교류를 운운하면서 남북선언에 합의한 당사자로서의 지위도 예의도 다 줴버리고(내팽개치고) 체면유지에만 급급하고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자료 사진.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자료 사진. <사진=AP연합뉴스>




아울러 북한은 연락사무소 철수와 같은 강경한 메시지를 통해 미국에도 간접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 본부장은 "북한으로서는 강경한 성명과 제스처를 통해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미국의 요구 수준을 낮추려 할 수 있다"고 했다. 북·미대화 재개를 염두에 둔 행동이라는 것이다. 이제 공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넘어갔다는 평가다.


정 본부장은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나 북한이 취할 모든 비핵화 조치와 북한이 미국에게 요구하는 상응 조치를 모두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담대한 빅딜을 추구하도록 적극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이날 오후 4시 30분 서울정부청사에서 긴급브리핑을 열고 "북측은 오늘 오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남북연락대표간 접촉을 통해 '북측 연락사무소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철수한다'는 입장을 우리측에 통보하고,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북측은 "남측 사무소의 잔류는 상관하지 않겠다"면서 "실무적 문제는 차후에 통지하겠다"고 알려왔다고 천 차관은 전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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