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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홀로 튄 과기정통부 업무계획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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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홀로 튄 과기정통부 업무계획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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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차관님께 질문드리고 싶은데…차관님 나가셨나요?"


7일 11시께, 정부과천청사의 과기정통부. 문미옥 제1차관(사진)이 업무계획 발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밖으로 나가자 브리핑실이 술렁였다. 문 차관은 5분 동안 업무계획만 발표했고, 이 후 1시간 동안 진행된 질의응답은 전성배 기조실장이 이끌었다.

1차관이 업무계획 자료를 읽는 일만 하고 퇴장했고, 1차관을 보좌하는 기조실장이 업무계획의 총론과 각론에 대해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을 감당한 셈이다.


발언의 무게는 발언을 하는 사람의 위치와 직결된다. '5G 상용화 무기한 연기'라는 중대한 발표가 있었지만, 부처 업무의 최고결정권자인 장관이 부재하고, 실무를 빠삭히 알아야 하는 차관도 없으니 맥빠진 기자회견이었다. 불과 2주전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MWC2019에서 5G 3월 상용화를 자신했던 터였다. 최대 현안이었던 SK텔레콤의 5G 요금제 반려와 관련한 질문에서도 "그 부분은 제가 결정 라인에 있지 않아서…"라는 답변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정부부처의 업무계획 발표는 큰 이벤트다. 기업으로 따지면 연간 사업계획을 보고하는 자리다. 한해 동안 어떤 일을 할 지, 예산편성은 어찌할지, 살림살이를 총 망라해 대통령과 국민에게 보고하고 홍보도 해야 한다. 1년 간의 정책 일정이 빼곡히 집약돼 있어 기자들의 질문 경쟁도 치열하다. 보도자료를 읽고, 프레스의 사진에 찍히는 것보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설명하는 것이 알맹이인 자리다. 이 때문에 장관, 최소한 차관이 나와서 책임있게 답하고 정책의 총론에 대해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관가에서도 이런 과기정통부의 소통방식이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날 하루만 금융위, 공정위, 국토부, 기재부, 방통위, 중기부, 환경부, 해수부 등 여러 정부부처의 업무계획 발표가 있었지만 이런 경우는 없었다. 대부분의 부처가 장관이 직접 업무계획을 발표했고 질의응답도 진행했다. 차관이 브리핑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까지 책임졌다. 과기정통부 처럼 오늘로 예정된 개각 대상 7개 부처에 해당되는 곳도 물론 그랬다.


"격식을 너무 따지는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어떤 조직보다 튀는 걸 싫어하고 관례와 의전을 중요시하는 조직이 공무원 사회다. 오히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인 것 같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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