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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법 위반 재심서 유죄→무죄…대법 "국가 손배책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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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 확정됐지만

2014년 재심서 무죄판결…이후 국가 상대로 손해배상

"무죄 확정까지 손배 청구할 수 없는 장애사유 있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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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수사 과정에서 불법 구금과 고문을 당하고 유죄를 확정 받았으나 이후 재심에서 무죄로 뒤집혔다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정모 씨 등 9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상고심에서 원고의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정씨는 버스 안내양 등을 상대로 "이북은 하나라도 공평히 나눠먹기 때문에 빵 걱정은 없다" 등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1981년 10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수사관은 당시 영장을 발부받지 않고 정씨를 임의동행 방식으로 연행하고, 일주일 간 사무실 또는 보호실에 머물도록 하면서 폭행 또는 고문했다.


정씨는 수사관들로부터 폭행과 고문을 당한 뒤 오른쪽 눈의 시력을 대부분 상실하고 청력에도 이상이 생겼다. 고문의 후유증으로 자살을 시도했고 그 후에도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다.


1심은 1982년 2월 정씨에게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은 1984년 10월 상고를 기각하며 형을 그대로 확정됐다.

정씨는 1982년 수사관 3명을 직권남용 감금 등 혐의로 고소했으나 검찰은 이듬해 5월 모두 '혐의 없음' 처분을 했다. 정씨는 이후 2014년 2월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은 "정씨의 발언이 국가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줄 명백한 위험이 초래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또 정씨에게 형사보상금 314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이후 2015년 3월 정씨와 가족들은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있었던 위법행위에 대해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국가는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며 반박했다.


1심은 "불법행위일인 1981년 9월부터 5년 동안 손배 채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가 소멸된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심도 "위법수사 직후 상당기간 손배청구를 할 수 없는 장애 사유는 2006년 2월께엔 해소됐다고 볼 여지가 많은데 이 사건 소송은 그때부터 9년이 지난 뒤 제기됐다"며 국가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대법원은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고 지적하면서 2심 재판을 다시하라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재심사유가 있다는 게 뒤늦게 밝혀져 무죄를 확정받은 뒤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무죄 확정까지 손해배상 청구를 기대할 수 없는 장애 사유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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