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치기·마약거래·다단계식 유사 수신행위 기승
익명 거래 기반 편법증여 등 탈세행위 악용 우려
결국 불법해킹으로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까지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 광풍이 불면서 이를 악용한 환치기, 마약거래, 다단계식 유사수신행위 등 범죄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심지어 불법 해킹으로 인해 한 가상화폐 거래소가 파산에 이르는 일조차 발생했다. 여기에 익명 거래를 기반으로 편법증여 등 탈세행위에까지 악용될 우려가 커지며 가상화폐가 새로운 범죄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인 유빗이 전일 해킹 공격을 받아 결국 파산했다. 그동안 가상화폐 거래소를 노린 해킹은 수차례 있었지만 파산까지 이어진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다.

환치기부터 마약거래까지 가상화폐 범죄로 '비트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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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빗은 홈페이지에 "오전 4시35분경 해킹으로 인해 코인 출금 지갑에 손실이 발생했다"면서 "전체 자산의 약 17%에 해당하는 코인손실액이 발생해 오후 2시를 기준으로 모든 코인과 현금의 입출금은 정지되고, 파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8월에는 국내 1호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을 사칭해 개인정보와 가상통화를 빼돌리는 피싱사이트가 처음 등장했고, 거래소 콜센터를 사칭해 투자자의 인증번호를 탈취한 뒤 가상화폐를 훔치는 방식도 유행하고 있다.


다단계식 유사수신업체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불특정 다수를 타깃으로 발송된 '가상화폐 거래소 지점장 모집' 관련 스팸메일에는 "일본의 3대 거래소와 중국 최대 거래소를 기반으로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새로운 혁신을 선도할 가상화폐 전국 지점장을 모집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는 다단계 사기 조직으로 추정되고 있다. 투자자들 모집해 피라미드식으로 신규 회원을 데려오면 투자금의 일정 비율을 주는 방식이다. 실제로 지난 7일 전북에서는 비트코인 투자 대행을 빙자한 다단계 업체를 운영한 관계자 6명이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이들은 전국 60여곳에 지점을 내 비트코인에 대신 투자해주겠다며 4000여명을 모집, 약 400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끌어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수원지법의 '빅코인' 사건은 모집 액수가 145억원에 달한다.


익명성과 국제성이 보장된 비트코인은 마약 거래 대금으로도 사용되고 있었다. 수원지검에 따르면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있는 필로폰 판매 조직 총책은 판매자로 위장한 검찰 수사관에게 판매대금을 비트코인으로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불법 성인 사이트들도 이제는 결제 시에 비트코인 거래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과거 1998년 외환위기 시 등장했던 비실명 장기 채권처럼 편법증여로 악용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태광그룹이 이를 이용해 수천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진 일명 '묻지마 채권'은 금융 실명거래 및 비밀 보장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발행된 비실명 장기 채권이다. 당시 금융 실명 확인, 자금 출처 조사 및 상속ㆍ증여세 등 세금이 면제돼 부유층 고객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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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가상화폐 거래를 투기라고 규정하고 연일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정부는 민간전문가와 관계기관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 및 규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전일 가상화폐 투자현상을 '겜블링 판'이라고 표현하며 "핀테크와 가상화폐 거래는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한 달간 비트코인 범죄 판결을 보면 10건 중 2건이 '다단계 사기극'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마약 거래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악용한 결제 사건"이라며 "연일 경고 메시지를 내고는 있지만 광풍이 지속되면서 이를 악용한 범죄행위도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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