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결산-규제홍수①]대규모 복합몰에 '칼날'…5년만에 또 영업규제 한파
[2017 유통결산 시리즈②]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도입 5년
중소상인·골목상권은 보호됐을까
학계 각기 다른 연구결과 발표…찬반논란 뜨거워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도입 5년만에 정부가 대규모 복합쇼핑몰·아웃렛 영업제한 방안 도입에 속도를 내면서 업계는 '신(新)사업 한파'를 우려하고 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대비 상대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대한 개입이 본격화 될 경우 역신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 이른바 복합쇼핑몰 패키지 규제법안이 현재 상임위원회 심사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 법안에는 2012년부터 시행하던 대형마트 영업규제(월 2회 의무 휴업)의 범위를 복합쇼핑몰이나 아웃렛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통시장 인근 유통시설 출점 원천봉쇄, 출점 시 인접 지자체와 합의 등 추가 규제안도 포함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규제안의 효용성을 두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과 시민단체 컨슈머워치가 공동주최한 '유통산업규제가 소비자 후생과 도시재생에 미치는 영향' 주제 토론회에서는 영업규제 도입 이후 대기업 계열의 유통시설에서는 매출이 줄고, 전통시장과 온라인 지출액이 늘어났다는 내용의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제1 주제발표에 나선 주하연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에 따르면 대형마트 영업규제 도입 이후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에서 구매한 금액은 2만2000원, 기업형슈퍼마켓에선 4000원이 각각 감소했다. 대신, 전통시장에선 소비자들이 3만8000원을 더 썼고, 온라인 지출액은 1만2000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광명 이케아와 파주 및 여주 프리미엄아울렛 사례를 통해 대형점포가 들어서면 상권에 대한 '응집효과'가 발생, 외부 고객의 유입이 많아진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 연구에 따르면 광명의 이케아에서 10㎞ 떨어진 거주지 고객의 이용금액은 전체의 95%를 차지했고, 파주프리미엄아울렛과 여주프리미엄아울렛은 각각 30㎞ 이상 떨어진 지역에서 찾아온 고객의 이용금액이 60.11%와 79.7%에 달했다. 특히 광명시는 이케아 개점 이후 신용카드 가맹점 매출은 33.8% 증가했다.
이에 앞서서는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전 한국유통학회 회장)이 국회경제재도약 포럼 주최로 열린 세미나 주제발표를 통해 '신용카드 빅데이터를 활용한 출점규제 및 의무휴업 규제효과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분석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전통시장, 개인슈퍼마켓은 소비금액만 놓고보면 의무휴업 규제가 진행될수록 소비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형마트 소비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도입 전인 2010년보다 6.4% 감소했고, SSM 소비증가율은 -1.3%, 전통시장 -3.3% 그리고 개인슈퍼마켓이 0.1% 등이었다.
학계에서 추가 규제안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센 가운데, 유통업계는 암울한 분위기다. 그간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성장 둔화에 대안으로 대규모 복합쇼핑몰과 아웃렛 출점에 공을 들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홍익표 의원이 대표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그나마 성장세를 주도하던 신사업의 길이 막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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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웃렛과 복합쇼핑몰은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 변화와 기존 사업과의 보완 등을 고려해 수년 간 공을 들여온 사업"이라면서 "단순한 논리로 접근하기 보다는 기업, 주변 소상공인, 무엇보다 소비자가 모두 피해를 최소화하고 편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사람도 국민이고, 소비자도 국민"이라면서 "최근의 논리대로라면 영세상인만을 위해 모든 기준과 법을 바꿔야 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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