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필 관악구청장 염색한 이유?
유종필 관악구청장 블로그 '유종필의 관악소리' 20번째 글 '헤드 보다 헤어'란 글 통해 염색하게 된 동기 밝혀 주목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보통 구청장과 다르다. 넥타이에 정장을 좀처럼 하지 않는다.
보통 점퍼에 바지 차림을 많이 한다. 이때문에 편한 '이웃이나 친구 같은 구청장'으로 불린다.
여기에 머리에 염색까지 한다.
다른 구청장들과는 뭔가 개성이 다른 구청장임에 틀림 없다.
유 구청장이 6일 자신의 블로그 ‘유종필의 관악소리’20번째 글 ‘헤드(head) 보다 헤어(hair)’란 글을 통해 염색을 하게 된 경위부터 밝혔다.
그는 10여 년 만에 캠핑을 재개하면서 처음으로 머리염색을 해보았습니다. 친구들은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물을 들이는데, 저는 검은색에서 보라색으로 물들였습니다. 두려움 반 설렘 반의 모험이라 할까요, 젊어지고 싶은 욕망이라 할까요? 아무튼 저의 가슴이 시켜서 한번 저질러본 일입니다”라고 몇 해 전 캠핑을 가서 머리 염색한 모습을 찍어 지인들에게 이메일로 보냈더니 생각보다 뜨거운 반응이 좋았단다.
‘젊고 활기차 보인다’는 등 격려성 답글이 줄을 이었다. 신문에 보도까지 되고, 만나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했다. 귀찮을 정도였지만 싫지 않았다.
‘즐거운 비명’이라는 게 이런 것일까?라고 고백했다.
유 구청장은 오래 전부터 머리에 색깔을 입혀보고 싶은 욕구가 있었단다. 2012년 여름휴가 때 과감하게 실행에 옮긴 것.
자신의 ‘영원한 멘토’인 아내에게 먼저 의향을 내비쳤더니 대찬성이었단다. 미용실을 찾아 상담을 했더니 “밝은 바이올렛색이 잘 어울릴 것 같아요”라고 했다. 염색이 이토록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다고 했다.
먼저 세 번 탈색을 했다. 산신령 머리가 따로 없다. 새하얀 머리에 원하는 색을 입히고 보니 거울 속의 또 다른 ‘나’가 미소 짓는 게 아닌가.
많은 이들이 자신에게 “왜 염색을 합니까?”라고 물어온다. 그 때마다 나는 “색깔 있는 남자가 되고 싶어서요”라고 대답하곤 한다.
색깔이란 자신만의 개성을 말한다. 자신의 저서 ‘좀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라는 주제의 강연을 할 때도 “아무리 머리가 좋고 머릿속에 좋은 생각이 많아도 문제는 남이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 그런데 머리 염색을 하니 가만히 있어도 말을 걸어오고 ‘색다른 사람’으로 알아주더라. 가시적인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절실히 깨달았다. 이런 면에서 헤드(head)보다 헤어(hair)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구청장은 “색깔 있는 머리는 어느덧 나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보라색에 이어 황금빛, 청보라색,갈색 등 다양한 색을 머리에 입혀보았다. 그 때마다 구청장 머리색이 화제에 오르고, ‘잘 어울린다’는 평이 나오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전했다.
또 “다음번에는 어떤 색으로 할 겁니까?”라고 묻는 이도 적지 않다“며 ”이래저래 거울을 보면서 나 스스로 유쾌한 기분이 들 때가 많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해 신년인사회 때 정중한 분위기에 맞춰 검정색 염색을 하고 식장에 들어섰단다.
그런데 뜻밖의 반응이 나왔단다. 보는 사람마다 색깔 있는 머리가 낫다며 한마디씩 하는 게 아닌가. 특히 젊은 여성들은 “촌스러워요”라는 말까지 하여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구청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이제 구청장님은 색깔 있는 남자로 이미지가 굳어졌기 때문에 검은 머리는 어울리지 않고 어색하기까지 합니다”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이제 색깔머리는 명실 공히 나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구나!’실감하는 순간이었다.
‘Spice up your life(당신의 인생에 양념을 뿌려라)’영국의 유명 걸 그룹 ‘스파이스 걸스’가 2012 런던올림픽 폐막식에서 불러 유명해진 노래.
유 구청장은 “음식에 양념을 넣어야 맛깔스러워지듯이 우리 삶에도 양념이 들어가야 아기자기한 삶이 된다”며 “과감하게 저질러본 나의 머리염색은 내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해준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며 즐거워했다.
분명 유 구청장은 ‘새깔 있는 남자, 아니 구청장’임에 틀림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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