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영흥도 낚싯배 희생자 유가족들이 인천 연안부두 해경 전용 부두에 인양된 선창1호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봉수

4일 오후 영흥도 낚싯배 희생자 유가족들이 인천 연안부두 해경 전용 부두에 인양된 선창1호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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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의 교훈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해양안전은 한발짝도 나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일 발생한 인천 영흥도 낚싯배 전복 사고의 배경에는 세월호 사고와 마찬가지로 사전 경고 무시, 제도ㆍ관리 허술, 구조 능력의 부실, 안전불감증 등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5일 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가 발생한 영흥수로에 대해 "좁고 위험하니 급유선들을 통항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있었지만 무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015년 2월 '인천항 선박 통항로 안전성 평가 연구용역'을 실시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연구 용역에서 영흥수도를 이용해 9척의 연안유조선이 인천~평택ㆍ당진항을 오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래는 위험한 까닭에 연안유조선들이 이용을 꺼렸지만, 운항 시간을 절반 이상 단축, 기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 몇년 사이에 연안유조선들의 통행이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 용역에 참여한 일부 전문가들이 영흥수도의 위험성을 제기하며 연안유조선의 통행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조류가 비교적 강한 데다 매우 좁은 협수로여서 사고위험이 크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최종 연구 용역 결과에서 이같은 경고는 삭제됐다. 대신 영흥수도의 수심을 조사해 대축적해도를 만들어 배포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연구과정에서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제시됐지만 자체 검토 도중에 적절치 않다는 평가가 채택돼 삭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인천영흥도 낚싯배 충돌 사고 위치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인천영흥도 낚싯배 충돌 사고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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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싯배 어선들의 안전 관리도 사실상 방치돼 왔다. 특히 2012년 정부가 10톤 이하의 경우 신고만 해도 낚싯배로 영업할 수 있도록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안전 문제가 급속도로 부각됐다. 이후 낚싯배들은 별다른 안전 항해 장비도 갖추지 않은 채 바다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손님들을 태우고 이번 영흥도 선창1호 사고처럼 캄캄한 새벽 일찍 출항하고 있다.


일부 어선들이 위치발신장치(V-Pass)를 끈 채 지정된 권역을 넘어서 월선 조업을 하는 경우가 잦다. 자신만 아는 '포인트'를 지키기 위해 일부러 끄는 선장들도 많다. 실제 해경에 따르면 낚시어선 불법 행위 단속은 최근 3년새 7.6배 이상 급증했다.


세월호 참사 후 광역특수구조대 신설ㆍ대형헬기 구입 등 '해상 사고 골든타임 1시간 사수'를 외쳤던 구조 당국의 능력도 믿음을 주지 못했다. 잠수장비를 갖춘 평택구조대는 골든타임 1시간을 10여분 초과한 오전7시17분에서야 현장에 도착했다. 특히 인천구조대의 경우 신형구조정이 고장나는 바람에 현장까지 타고 갈 배가 없어 육상으로 50여km를 이동해 현장 도착까지 1시간30분이 넘게 걸렸다. 그 사이에 선박내에 갇혀 있던 16명 중 3명을 제외한 13명이 숨지고 말았다. 해경은 최초 사고 신고를 접수한 시간도 오전 6시12분→오전6시9분→오전6시5분으로 정정했다.

인천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고 구조작업[이미지출처=인천해경 제공]

인천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고 구조작업[이미지출처=인천해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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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들의 안전 불감증도 여전했다. 해경의 조사 결과 사고를 낸 급유선 선장은 "낚싯배가 알아서 피해갈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폭 200~300m의 좁은 수로에서 선박의 최대 금기 사항인 동반 주항을 하면서도 자신의 배가 더 크다는 점만 믿고 위험천만한 곡예운전을 한 것이다. 동석(同席)이 의무사항인 갑판원도 자리를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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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해경은 이날 오전 9시37분 영흥도 용담해수욕장에서 선창1호 선장 오모(70)씨의 시신을 발견해 시화병원으로 이송했다. 해경은 남은 실종자 이모(57)씨를 찾기 위해 이날도 31척, 항공기 12척, 잠수요원 78명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해경 60명, 경찰 740명 등 1549명을 동원해 인근 도서 해안가도 수색 중이다.


전날 밤 구속영장이 신청된 급유선 선장ㆍ갑판원은 이날 오후 2시쯤 구속영장실질 심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부검을 하지 않고 장례를 치르기로 해 거주지 인근으로 빈소를 옮겼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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