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인력…외국인 고용 유연하게"
건설근로자 수급 불균형…건산연 "산간·도서·낙후지역 도입기준 개선해야"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건설 현장의 내국인·외국인 간 일자리 수급 불균형(미스매치)을 해소하려면 외국인 근로자 도입 방안을 더 유연하게 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내국인 근로자의 빈자리를 외국인이 채울 수밖에 없는 건설업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얘기다.
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건설 근로자 수요는 139만1070명으로 추산됐다. 올해 대비 5.4% 증가한 수치다. 건설 근로자 공급은 152만4284명으로 전망됐다. 수요보다 공급이 13만3215명 더 많다.
하지만 건설 근로자 공급 내역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152만4284명 가운데 내국인은 130만9523명으로 수요보다 8만1547명 부족하다. 나머지 21만4761명은 외국인이다. 직종별로는 9개 분류 중 용접공을 제외한 모든 직종에서 내국인 공급이 수요에 못 미쳤다.
이처럼 내국인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외국인 근로자가 빈자리를 대신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외국인 수급 역시 유연하지 못하다 보니 불법 노동자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내국인 건설 근로자의 고령화가 심화하고 신규 유입이 저조한 상황을 반영한 제도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건설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려면 고용허가제(E-9·비전문취업비자), 건설업 취업등록제(H-2·방문취업비자) 비자를 통해야 한다. 지난해 산업인력공단 조사를 보면 건설업 체류 자격별 외국인 비중은 H-2가 55.5%로 가장 많고 이어 재외동포(F-4) 36.8%, E-9 7.7%의 순이다.
H-2와 E-9 모두 고용 상한선이 있다. H-2는 매년 건설업에 취업할 수 있는 동포 규모를 산정하고 그 범위 내에서 건설업 취업 교육을 이수한 동포에 한해 건설업 취업 인정증이 발급된다. 주로 도심지나 건축 현장 등에 배정되며 사업장 간 이동이 자유롭다.
반면 E-9은 산간 오지나 토목·사회간접자본(SOC) 현장에 배정되는 경우가 많고 H-2와 비교해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다. 게다가 고용노동부는 올해 건설업 E-9 규모를 지난해보다 4% 줄인 2400명으로 배정했다. F-4의 경우 건설업 외국인 취업자를 추산할 때 불법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들은 단순 노무 활동 등을 제외하고 취업이 가능한데 단순 노무직에 건설업 단순 종사원이 포함돼서다.
건산연은 불법 외국인 근로자 일부를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특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인 근로자의 거소가 명확한 경우, 내국인 근로자가 꺼리는 산간·도서·낙후지역 등에 한해 외국인 근로자 도입을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E-9을 토목 공종과 지역 현장에 우선 배분하거나 F-4 외국인 근로자 규모 일부를 H-2, E-9 등 제도권으로 편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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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내국인 일자리 침해 우려에 따라 건설 근로자 육성 로드맵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나경연 부연구위원은 "내국인 숙련 인력을 육성하려면 건설기능인등급제 도입이 필요하다"며 "자격증 배점 비율 상향, 경력 외 숙련도 평가 체계 마련 등을 통해 청년층 진입을 촉진할 수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건설기능인등급제는 경력과 자격증, 교육 훈련을 토대로 건설기능인에게 등급을 부여하는 제도로, 국토교통부가 도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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