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포스트차이나]오토바이에서 내려 아모레 쿠션 꺼내는 베트남 여성들
인도네시아·베트남 파고든 한국유통 탐방기
⑨베트남 '아모레퍼시픽'
덥고 습한 날씨에 갑자기 비까지
선크림·메이크업 베이스·파운데이션 기능 다 담은 쿠션 인기
프리미엄 라네즈·럭셔리 설화수·대중적 이니스프리 '3각 브랜드'
호찌민 번화가 1군 빈컴센터에 모두 입점
한국 드라마·케이팝 스타 메이크업 입소문 마케팅
동남아 고객 피부톤에 맞는 특화 뷰티 솔루션 제공도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TV 속 뷰티 모델 표정이 아직은 어색하다. 화장품 시장 규모가 한국의 20분의1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 백화점, 쇼핑몰을 가도 유명 코스메틱 브랜드가 꽉꽉 들어차 있다. 베트남 얘기다.
지난 1일 찾은 베트남 호찌민은 후텁지근하면서도 활기찼다. 얼굴에 땀이 줄줄 흘르는데 갑자기 비까지 뿌렸다. 도로는 베트남인들의 주요 교통수단인 오토바이로 가득했다. 남성은 물론 여성도 마스크, 모자 등으로 무장하고 오토바이를 쌩쌩 몰았다. 호찌민에선 1년 내내 비슷한 날씨가 이어진다. 문득 궁금해진다. '베트남 여성들은 어떤 화장품을 쓸까.'
아모레퍼시픽은 이런 질문을 늘 던지며 베트남 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상품 판매도 중요하지만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 고객의 특성, 니즈(needs)를 파악하는 게 우선과제다.
베트남 호찌민 최고 번화가 1군의 빈컴센터는 아모레퍼시픽의 베트남 베이스캠프다. 베트남법인 사무실이 이곳에 둥지를 틀었고 같은 건물 내 쇼핑몰(빈컴몰)엔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진출 브랜드 모두가 입점했다. 빈컴몰 라네즈 매장에서 근무하는 팜 티 투이 린씨는 "매장을 찾는 고객이 계속 늘고 있고, 연령대는 젊어지는 추세"라며 "상품별로는 간편한 메이크업을 위한 비비(BB) 쿠션과 립 제품, 바르고 그대로 자면서 보습 관리를 할 수 있는 워터슬리핑 마스크가 가장 잘 팔린다"고 전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이 베트남 시장에서 가장 주력하는 상품은 쿠션이다. 선크림과 메이크업 베이스, 파운데이션 등을 특수 스펀지 재질에 흡수시켜 팩트형 용기에 담은 제품이다. 쿠션 하나면 자외선 차단, 메이크업, 스킨케어 등이 한 번에 해결된다. 아모레퍼시픽이 2008년 선보여 히트 친 이 상품은 베트남에서 그 진가를 더욱 인정받고 있다. 민정기 아모레퍼시픽 베트남법인장은 "베트남 화장품 소비자의 메이크업은 보통 2~3단계 정도로 최대 10단계까지 가는 한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간소하다"며 "덥고 습한 날씨 속 오토바이까지 타고 다니며 간편하게, 또 자주 사용하기엔 쿠션이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하노이에선 쿠션에 더해 보습 제품 마케팅을 적극펼친다. 하노의의 경우 11~2월에는 한국의 가을 정도로 기온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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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력에 맞춘 브랜드 전략도 착착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에 가장 먼저(2003년) 진출한 프리미엄 브랜드 라네즈 점포 수는 현재 15개다. 라네즈보다 한 단계 위 럭셔리 브랜드인 설화수는 2013년 들어와 6개점에서 영업 중이다. 지난 9월에 호찌민과 하노이에 각각 1개 점포씩을 열며 고급 화장품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가장 대중적인 로드숍 브랜드 이니스프리 상품은 지난해 갓 들어와 현재 3개점에서 팔린다.
이니스프리를 진출시키고 키우는 것은 아모레퍼시픽 베트남 사업의 미래 비전과 맞닿아 있다. 이니스프리는 설화수, 라네즈보다 가격대가 낮아 베트남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 사이 출생한 세대) 공략에 적합하다. 민 법인장은 "베트남 지역에서 밀레니얼세대의 존재감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이니스프리를 중심으로 밀레니얼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견실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박 조짐은 벌써부터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니스프리 베트남 1호점이 호찌민 하이바쯩 거리에서 처음 영업을 시작했을 때 300명가량의 소비자가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한국 드라마나 케이팝(K-POP)을 통해 인기 여배우, 아이돌 가수들의 메이크업이 많이 소개된 영향이다. 2, 3호점 오픈 역시 화제를 모았다. 이니스프리와 함께 한 밀레니얼 세대는 성장하면서 자연스레 라네즈, 설화수 등으로 관심 폭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마케팅과 별도로 아세안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뷰티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싱가포르 연구소에서 고객 패널 400여명을 통해 아세안 시장 분석에 집중한다. 라네즈 BB 쿠션 포어 컨트롤은 이런 연구 끝에 나온 아세안 시장 특화 상품이다. 고온다습한 기후 속 끈적임을 방지하고 모공 관리에도 도움 된다. 아세안 고객 피부톤에 맞는 셰이드도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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