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현재 김천 거제 남양주 등 500가구 이상…섣부른 투자, 막연한 색안경 모두 위험 꼼꼼한 분석 필요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최초 분양가는 7억6000만원이지만 54% 할인한 3억5800만원에 내놓았다." 강원도 평창의 한 공동주택은 '파격할인' 분양이 한창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겨냥해 고급 주택을 내놓았지만 '공사완료(준공) 후 미분양'의 늪에 빠져 버렸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악성'이라는 꼬리표가 붙게 된다. 건설사는 가중되는 금융 부담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고 미분양 털기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이러한 선택은 주민 간 갈등의 불씨로 작용하기도 한다.

최근 서울 강남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투자 열기가 되살아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처럼 부동산에 발이 묶여 속앓이를 하는 사업장도 적지 않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AD
원본보기 아이콘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9월 현재 공사완료 후 미분양 주택은 전국적으로 9963가구에 이른다. 공사완료 후 미분양 주택이 많은 지방자치단체 10곳을 살펴보면 경북 김천시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868가구로 조사됐다.

뒤를 이어 경남 거제시 732가구, 경기 남양주시 516가구, 경기 용인시 494가구, 인천 중구 395가구로 나타났다. 이밖에 경기 고양시 393가구, 인천 남구 368가구, 제주 제주시 331가구, 전북 군산시 314가구, 충북 음성군 309가구 등이다.


준공 후 미분양은 몇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발생한다. 아파트는 특성상 몇 년 후의 상황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기호의 변화다. 예전에는 더 넓은 아파트를 선호했지만, 저출산 문제와 1인 가구 증가 등의 시대 흐름에 따라 중소형 아파트 선호로 바뀔 수도 있다.


이러한 시대적인 흐름과 달리 중대형 위주의 분양에 나서면 시장에서 외면을 받을 수 있다. 미분양이 많은 대표적인 지역인 남양주시는 공사완료 후 미분양 주택의 97.5%, 인천 남구는 92.9%가 전용 면적 85㎡ 초과 주택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원본보기 아이콘

분양가를 인근 시세보다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거나 좋지 않은 입지에 분양하는 등 건설사 쪽 과실도 미분양 원인 중 하나다. 하지만 공공기관 이전이 지지부진하거나 사실상 백지화되는 등 건설사 쪽 책임을 묻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몰려 있는 김천시의 경우 경북혁신도시 추진에 차질을 빚으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AD

전문가들은 미분양에 대한 섣부른 투자도 위험하지만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필요도 없다고 강조한다. 악성 논란에 휩싸였던 공사 완료 후 미분양 주택이 환경 변화에 따라 몇 년 후 쏠쏠한 투자 수익을 안겨주는 사례도 없지 않다. 미분양 원인에 대한 꼼꼼한 분석을 토대로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백성준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거 '양파 파동'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수요와 공급의 미스 매치가 발생하면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특정 지역의 개발 등) 미래 수요의 변화 요인에 따라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의 처지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