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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금니 아빠' 이영학 "지적·정신장애" vs "지능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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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학, 지능지수 검사 결과 '하(下)' 등급
과거 정신질환 진단 받은 적 있어…본인 블로그서 "뇌간질·치매 앓아"
檢·警 한 목소리로 "일상생활·범행 지장 없다"
한편 직접 재산관리하며 기초생활수급자 유지, 13년간 후원금 13억 모아
범죄 은폐하려 유서동영상제작·알리바이조작…지능범 면모
재판서 양형 참작 호소 가능…전문가들 "주장하더라도 영향 없을 것"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사진=이영학 카카오스토리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사진=이영학 카카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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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검찰이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을 상대로 실시한 지능지수 검사에서 '하(下)' 등급이 나왔다고 1일 밝혔다. 그러나 이영학은 13년간 후원금 13억원을 받아 유용하고 여중생 살인·사체유기 후 범죄 은폐를 시도하는 등 지능범으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이영학은 지난 9월 30일 자신의 딸 이모(14·구속)을 통해 친구 A(14)양을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이고 추행, 다음날 젖은 수건과 넥타이 등으로 A양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후 강원 영월 야산에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영학의 지적 능력에 대한 논란은 경찰 수사 단계에서부터 제기됐다. 이영학이 지적·정신장애 2급 장애인이라는 내용의 복지카드가 발견됐다. 이 복지카드는 2015년 12월 보건복지부에서 발급(최초등록일은 2011년 3월)된 것으로 유효기간은 2024년 7월로 기재돼 있다.

당시 사건 수사를 진행 중이던 서울 중랑경찰서 관계자는 "(지적·정신장애 2급) 정도는 아닌 것 같고, 장애등급을 받았다 해도 증세는 호전될 수도 악화될 수도 있다"며 이영학이 지적·정신장애인인지 여부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영학이 후원금을 모으기 위해 운영한 인터넷 블로그에는 과거 이영학이 측두엽 간질과 알츠하이머(치매)를 앓았다는 내용이 있다. 사건을 수사한 검찰 관계자는 "과거 일부 정신질환과 관련해 이영학이 진료를 받은 적이 있다"면서도 "이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이 자신과 딸이 앓고 있던 희귀병 '거대백악종'의 치료비를 모금하기 위해 운영한 인터넷 블로그. 이영학은 과거 게시한 글에서 자신이 뇌간질과 치매를 앓고 있다고 한 바 있다./사진=이영학 블로그 캡쳐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이 자신과 딸이 앓고 있던 희귀병 '거대백악종'의 치료비를 모금하기 위해 운영한 인터넷 블로그. 이영학은 과거 게시한 글에서 자신이 뇌간질과 치매를 앓고 있다고 한 바 있다./사진=이영학 블로그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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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영학은 지난달 1일 A양의 사체를 유기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유서 동영상을 촬영하며 "내가 약을 넣어놨는데 이 XX들(딸과 A양)이 와서 햄버거 시켜먹으면서 그걸 먹었어"라거나 "저희 때문에 한 아이가 뜻하지 않게 생명을 잃었다. 점점 그 사람이 원하던 방향으로 간다"고 하는 등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딸 이양도 유서 동영상에 등장했다. 이양은 울먹이며 "우리만 살인자로 몰린다" "너무 억울하다"는 등의 말을 했다. 이 과정에서 이영학이 딸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지시하는 정황도 보였다.

검찰조사결과 이영학은 자신의 도피를 도운 친구 박모(35)씨와의 통화내용을 녹음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친구와 통화하는 형식으로 자신의 알리바이를 만들어 혐의를 벗어나기 위한 시도였다는 설명이다.

심경 밝히는 이영학[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심경 밝히는 이영학[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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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 외에도 이영학은 기초생활수급자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2000㏄미만의 외제차량만을 자신의 명의로 등록했다. 장애인의 경우 2000㏄미만 차량이 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생계급여와 장애수당 등을 포함 매달 약 160만원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영학이 2005년부터 13년간 자신과 딸이 앓고 있는 '거대백악종' 치료비 명목으로 받아온 후원금은 13억원에 달한다. 이중 실제 딸의 병원비로는 750만원만 쓴 것으로 지난달 30일 드러났다. 경찰은 이영학에게 사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이영학은 사소한 부분들에 있어선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특정 분야, 특히 상대방을 속이는 행위에 있어서는 보통보다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재판 과정에서 이영학이 지적·정신장애나 과거 정신질환 병력을 이용해 양형 참작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지적·정신장애인이라는 증명서나 의사의 정신감정서가 있어도 자유심증주의상 법원이 무조건 이를 고려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이 사건의 경우에는 지적·정신장애 여부가 양형에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준영 기자 labr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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