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일어나나'…출당 징계에 한국당 내분 초읽기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자유한국당 내 친박(친박근혜) 청산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해외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홍준표 대표와 서청원ㆍ최경환 의원이 이르면 오는 주말부터 정면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을 추진 중인 홍 대표를 공개 비난하면서 당이 '사분오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탈당 권유' 징계를 받은 서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 녹취록을 앞세워 홍 대표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그는 26일 해외 국정감사를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자리에서 "그 양반(홍 대표)이 내일 모레(28일) 온다니까 그때 제가 정확한 입장을, 팩트를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대법원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 서 의원이 진실을 밝히겠다고 시사한 녹취록은 홍 대표를 궁지에 몰 수 있는 '판도라의 상자'인 셈이다. 최 의원도 27일 입국해 본격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방미 중인 홍 대표는 28일 입국 예정이며, 친박계 반발에 맞서 정면 돌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사태를 관망해온 친박 의원들은 홍 대표의 인적청산 작업에 반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대표적 친박인 김진태 의원은 박 전 대통령 출당 조치에 반대하며 26일 열린 의총에서 "'홍준표 사당화'가 우려된다. 홍 대표는 이런 중대 사안을 의원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마음대로 결정하나"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우리는 이승만의 건국과 박정희의 산업화를 계승한 자랑스러운 당"이라며 "박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면 우리 당의 보수적통은 끊어진다"고 주장했다. 김태흠 최고위원도 이번 징계를 두고 "당 대표가 독단으로 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발했다.
서ㆍ최 의원 징계안 처리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의견이 분분하다. 의총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립 성향의 한 의원은 "당내 범친박계까지 따진다면 80~90명 정도여서 서ㆍ최 의원의 징계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정우택 원내대표가 징계안을 의총에 상정할 수 있을지 여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지금도 늦지 않았다?"…사상 최고가 뚫은 SK하이...
반면 한 비박(비박근혜)계 재선 의원은 "당내에 서ㆍ최 의원을 두둔할 사람이 남아있을지 의문"이라며 "친박계는 더 이상 전면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탄핵 정국 때도 침묵한 걸 보면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박계는 '당 혁신'을 전면에 내세우며 인적 쇄신을 촉구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 승리와 바른정당과의 보수 통합을 위해서라도 친박 색깔을 지우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와중에 한국당이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문제로 국정감사 전면 불참을 선언하면서 내우외환에 빠진 형국이다. 친박 청산 문제로 당이 분열된 상태에서 지도부 지시 하에 '국감 보이콧'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하기도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