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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 전쟁 시대]①美 상대로 더욱 치열해지는 中 '첩보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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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상대로 한 중국의 첩보 경쟁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그래픽 = 이진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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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19차 당 대회를 마친 중국은 종전까지 고수해온 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힘을 기르는 ‘도광양회’적 외교기조에서 방향을 틀었다. 미국 우선주의를 겨냥한 ‘신형 국제관계’를 선언한 것이다. 그 이면엔 양국 간 치밀한 이해관계와 이를 뒷받침하는 폭로와 첩보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치열해지는 중국과 미국 간 '첩보 전쟁'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지도층 부패 폭로하는 ‘빅마우스’에 中 ‘비상’
최근 벌어지는 중국과 미국의 첩보 전쟁 한 가운데에는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가 있다. 그는 2013년 12월 중국 당국과 마찰을 빚고 해외로 도피한 뒤 2015년부터 미국에서 체류 중인 인물이다. 중국 사정당국은 지난 4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백수배 명단에 그의 이름을 올렸다. 그가 받는 혐의는 뇌물공여·사기·성폭행·납치 등 19개에 달한다.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당국은 궈의 입을 막기 위해 갖은 방해공작을 펼쳤다. 궈의 존재와 그가 미국 내 매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속적으로 폭로하는 중국 지도층의 비위 문제가 시진핑의 권력 다지기에 위협이 됐기 때문이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 “조국이 나를 해치려고 한다. (미국) 망명신청이 받아들여진다면 중국 당국도 더는 나를 어떻게 할 수 없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중국 베이징의 랜드마크 '판구다관(盤古大觀)'으로 상징되는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 정취안홀딩스 회장은 현재 중국 당국의 추적을 피해 미국에 망명신청을 함과 동시에 중국 지도층의 비리문제를 가감없이 폭로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의 랜드마크 '판구다관(盤古大觀)'으로 상징되는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 정취안홀딩스 회장은 현재 중국 당국의 추적을 피해 미국에 망명신청을 함과 동시에 중국 지도층의 비리문제를 가감없이 폭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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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중국 정보기관 국가안전부 마젠 전 부부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한편 장쩌민 전 주석의 오른팔 쩡칭훙의 비호를 받으며 부동산 재벌로 성공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갖게 된 지도층 인사, 특히 시진핑 주석의 최측근 인물들의 비리 정보를 가감 없이 노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시 주석의 반 부채운동을 권력투쟁의 수단으로 치환시켰다.
그는 지난 5일과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와 만남을 가졌고,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그를 활용한 중국 정부와의 거래 가능성을 시사했다.


첩보 전쟁의 시초, 어떻게 진화했나?

기원전 221년 이전 춘추전국시대는 그야말로 첩보 전쟁의 장이었다. 2천 년 넘게 이어져 온 중국의 첩보 전략은 무심한 듯 정교하며, 깊고 치밀하다. 지난 2014년 FBI가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한 'Game of Pawns(졸병들의 전쟁)'은 중국이 어떻게 평범한 미국 대학생을 스파이로 매수해 이용했는가를 영상으로 풀어 제시한다.

중국에 유학 온 외국 학생들을 고액 리포트 아르바이트로 포섭한 뒤 일감을 주며 신뢰를 쌓고, 남다른 재능을 칭찬하는 동시에 학비 전액 지원을 약속하며 미국 정부 취업을 권유하는 방식으로 스파이를 매수하는 중국의 첩보작전은 지난 2003년 FBI 직원이자 이중스파이였던 카트리나 렁 사건 이후 더욱 진화하고 있다.


지난 6월 미연방검찰에 체포된 전직 CIA 요원 케빈 말로리. 사진 = FOXNEWS 영상 캡쳐

지난 6월 미연방검찰에 체포된 전직 CIA 요원 케빈 말로리. 사진 = FOXNEWS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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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전직 CIA 요원·예비역 중령까지 매수

종전까지 중국계 미국인을 정보기관에 침투시키는 방식을 고수했던 중국 정보당국은 최근 방향을 틀어 미국인 요원을 포섭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6월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요원 케빈 말로리를 체포한 미연방검찰은 그가 1급 국가 기밀문서를 중국 측에 전달하고 그 대가로 2만5000달러를 수수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미 국무부 외교관 캔디스 클레어번은 중국 측 요원에 중국 내 반체제 인사 관련 정보를 넘기고 금품을 받았고, 2013년엔 미모의 중국인 연인에게 한미합동 군사훈련 및 작전계획 수립 기밀을 넘긴 미 태평양사령부 소속 벤저민 비숍 예비역 중령이 체포되기도 했다.

한편 미국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지난해 연차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외교관과 학자까지 동원해 미국에 폭넓게 간첩망을 깔아놓았다”고 전제한 뒤 “중국 간첩망 확충에 대한 미 정부 대응이 공조가 부족하고 일관성이 없어 현재로선 위협제거가 어려운 상황이므로 강력한 추가 대책 강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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