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19차 당 대회를 마친 중국은 종전까지 고수해온 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힘을 기르는 ‘도광양회’적 외교기조에서 방향을 틀었다. 미국 우선주의를 겨냥한 ‘신형 국제관계’를 선언한 것이다. 그 이면엔 양국 간 치밀한 이해관계와 이를 뒷받침하는 폭로와 첩보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치열해지는 중국과 미국 간 '첩보 전쟁'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지도층 부패 폭로하는 ‘빅마우스’에 中 ‘비상’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당국은 궈의 입을 막기 위해 갖은 방해공작을 펼쳤다. 궈의 존재와 그가 미국 내 매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속적으로 폭로하는 중국 지도층의 비위 문제가 시진핑의 권력 다지기에 위협이 됐기 때문이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 “조국이 나를 해치려고 한다. (미국) 망명신청이 받아들여진다면 중국 당국도 더는 나를 어떻게 할 수 없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중국 베이징의 랜드마크 '판구다관(盤古大觀)'으로 상징되는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 정취안홀딩스 회장은 현재 중국 당국의 추적을 피해 미국에 망명신청을 함과 동시에 중국 지도층의 비리문제를 가감없이 폭로하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그는 중국 정보기관 국가안전부 마젠 전 부부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한편 장쩌민 전 주석의 오른팔 쩡칭훙의 비호를 받으며 부동산 재벌로 성공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갖게 된 지도층 인사, 특히 시진핑 주석의 최측근 인물들의 비리 정보를 가감 없이 노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시 주석의 반 부채운동을 권력투쟁의 수단으로 치환시켰다.
첩보 전쟁의 시초, 어떻게 진화했나?
기원전 221년 이전 춘추전국시대는 그야말로 첩보 전쟁의 장이었다. 2천 년 넘게 이어져 온 중국의 첩보 전략은 무심한 듯 정교하며, 깊고 치밀하다. 지난 2014년 FBI가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한 'Game of Pawns(졸병들의 전쟁)'은 중국이 어떻게 평범한 미국 대학생을 스파이로 매수해 이용했는가를 영상으로 풀어 제시한다.
중국에 유학 온 외국 학생들을 고액 리포트 아르바이트로 포섭한 뒤 일감을 주며 신뢰를 쌓고, 남다른 재능을 칭찬하는 동시에 학비 전액 지원을 약속하며 미국 정부 취업을 권유하는 방식으로 스파이를 매수하는 중국의 첩보작전은 지난 2003년 FBI 직원이자 이중스파이였던 카트리나 렁 사건 이후 더욱 진화하고 있다.
은퇴한 전직 CIA 요원·예비역 중령까지 매수
종전까지 중국계 미국인을 정보기관에 침투시키는 방식을 고수했던 중국 정보당국은 최근 방향을 틀어 미국인 요원을 포섭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6월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요원 케빈 말로리를 체포한 미연방검찰은 그가 1급 국가 기밀문서를 중국 측에 전달하고 그 대가로 2만5000달러를 수수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미 국무부 외교관 캔디스 클레어번은 중국 측 요원에 중국 내 반체제 인사 관련 정보를 넘기고 금품을 받았고, 2013년엔 미모의 중국인 연인에게 한미합동 군사훈련 및 작전계획 수립 기밀을 넘긴 미 태평양사령부 소속 벤저민 비숍 예비역 중령이 체포되기도 했다.
한편 미국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지난해 연차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외교관과 학자까지 동원해 미국에 폭넓게 간첩망을 깔아놓았다”고 전제한 뒤 “중국 간첩망 확충에 대한 미 정부 대응이 공조가 부족하고 일관성이 없어 현재로선 위협제거가 어려운 상황이므로 강력한 추가 대책 강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한글도 다들 떼고 오니까요"…초등학교 입학 전부...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