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 비켜" 롯데마트 온리프라이스, '가격 패러다임 전환' 선언(종합)
최소 9개월 간 1000원 단위 최적의 균일가로 판매
올 하반기까지 405개 품목 출시, 1300억원 매출 달성 계획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이마트 노브랜드와 다르다. 상품 운영 기간 내내 최적의 가격을 유지하는 것은 유통업계 최초다."
남창희 롯데마트 상품기획본부장(전무)은 26일 서울 영등포 롯데리테일아카데미에서 온리프라이스 설명회를 열어 대형마트 상품 가격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롯데마트는 이날 자체브랜드(PB) 생필품 온리프라이스의 그간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2월 온리프라이스를 론칭하면서 종이컵, 키친타올 등 주방잡화와 화장지, 크리스피롤 미니 등 25개 품목을 선보였다. 8개월여가 지난 현재 온리프라이스 상품은 총 134개로 늘었다. 론칭 후 온리프라이스 품목별 평균 단위당 가격은 일반 제조사브랜드(NB) 상품 대비 51.3%나 저렴했다. 고객 재구매율 역시 카테고리별 1등 NB 상품들보다 5~1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리프라이스는 대형마트업계 대표 생필품 PB인 이마트 노브랜드(2015년 4월 론칭)보다 2년 정도 늦게 나왔다. 다양한 히트상품으로 소비자들에게 확실히 각인된 노브랜드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 이마트의 노브랜드 전략을 답습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이에 대해 남 본부장은 "온리프라이스는 노브랜드와 같은(아류) 상품이 아니다"라며 "처음부터 끝까지 최적가로 가는 정책은 유통업계에서 처음 시도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객 신뢰도 제고라는 방향성 측면에서 노브랜드와 차이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온리프라이스의 기본 원칙은 차츰 짧아지는 상품생애주기(PLC)에 입각해 상품을 최소 9개월 간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우선 파트너사와 9개월 동안 예상 판매량을 산정해 기간 중 총 물량을 사전 계약한다. 고객 지지를 받는 상품은 지속 운영하며 그렇지 못한 상품은 롯데마트가 책임지고 단종시킨다. '정상 가격'이란 개념 자체가 애매모호한 대형마트 상품 가격 체계를 뜯어고치겠다는 롯데마트의 의지가 담겨있다.
그동안 유통업체들은 치열한 경쟁 속 원플러스원(1+1), 덤, 특가 행사 등 다양한 마케팅 할인 행사를 수시로 진행해왔다. 동일 상품 가격이 기간에 따라 수시로 변하고 온라인 몰과 오프라인 매장 간 가격 차이도 있었다. 가격이 민감한 일부 상품은 인근 경쟁사 행사 시 적극적인 가격 대응을 할 수 밖에 없어 자사의 타 점포와도 가격 차이가 나는 경우가 생겼다. 자연스레 상품의 정상 가격을 고객들이 불신하게 됐고, 대형마트 신뢰도는 낮아졌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대상에 오른 적도 있었다.▶관련 기사 공정위, '조삼모사' 할인으로 소비자 우롱한 대형마트들 제재
롯데마트는 획기적인 전략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노브랜드를 뛰어넘어 전체 업계를 선도하겠다고 공언했다. 우선 소모성 일상용품 중심으로 온리프라이스 품목을 확대할 방침이다. NB 상품 대비 평균 35%가량 낮은 수준의 가격으로 내년 하반기까지 405개 품목을 출시해 매출 13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현재 고객이 연간 롯데마트에서 구매하는 750여 품목 중 15%가량이 온리프라이스로 출시됐다. 롯데마트는 이 비율을 내년 말까지 52% 끌어올리고 궁극적으론 모든 품목 라인업이 구축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내년 말께 고객들이 연간 가계 지출 비용을 28%가량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롯데마트는 추산했다.
남창희 롯데마트 상품기획본부장은 "온리프라이스는 오랫동안 유통업체들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특정 상품의 가격 신뢰가 무너지는 단점을 극복하는 새로운 대안"이라며 "향후 10년 간 롯데마트 상품 기준과 프라이싱 전략을 단계적으로 업그레이드해가며 온리프라이스를 롯데마트 대표 브랜드로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온리프라이스 상품에는 고객이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흰색 바탕 상품 포장지에 붉은 색으로 1000원 단위 균일가를 표시했다. 아울러 상품 원물과 특징을 부각시킨 디자인, 상품별 한 단위 진열 등으로 고객이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적인 대형마트의 상시최저가격(EDLP) 정책은 상품의 최저 가격에 주안점을 둔다. 반면 온리프라이스는 면밀한 분석으로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상시 최적의 가격에 제안한다. 상품별 가격 이력 추적을 통해 정상가나 행사가가 아닌 기간 중 고객의 실질 평균 구매가를 산출한다. 이보다 더 낮은 가격을 선정해 온리프라이스 상품을 개발한다. 이 때 쌓인 노하우는 유형별로 정리, 유사 카테고리 상품 개발에 추가로 활용한다.
특히 1000원 단위의 균일가 책정은 역발상이 만들어낸 상품 혁신으로 꼽힌다. 통상 상품 개발 단계에서 마지막에 결정하는 판매가를 가장 먼저 책정하고 상품을 개발한다. 고객의 실질 구매가 대비 낮은 가격을 제안함으로써 높은 가격 경쟁력으로 많은 물량 판매가 가능하게 된다. 파트너사들의 물량 고민까지 한 번에 해결된다.
롯데마트는 온리프라이스 상품과 관련, 직접 제조공장이나 중소기업, 청년 창업자 등을 찾아 이들이 대형마트에 직접 납품할 수 있도록 한다. 그 혜택은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려준다. 온리프라이스 박스 종이컵 개발 시 롯데마트는 경쟁사, 도매시장, 대리점 등 모든 종이컵을 면밀히 분석했다. 종이컵의 두께(평량), 코팅 필름 등이 상품 성공의 핵심 요인이며 종이컵의 주 원재료인 천연펄프가 원가 결정의 핵심 요소임을 찾아냈다.
이어 고객의 가장 큰 불만 사항인 누수 방지를 위해 수십 차례 테스트를 거쳐 세부 스펙을 확정한 뒤 제조 역량을 갖춘 파트너사를 구하기 위해 전국의 종이컵 제조공장들을 직접 찾아 다녔다. 그간 대형 유통업체와는 거래가 없었던 미그린산업이 적격이었다. 그런데 자체 물류 기반이 약해 일별 납품에 대한 부담이 커 추가적인 물류 개선과 물류비 절감 노력이 필요했다. 롯데마트는 물류센터를 활용해 일괄로 물량을 입고시켜 보관하고, 점포별로 출하하는 방식으로 물류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1000개 1만원이라는 혁신적인 온리프라이스 박스 종이컵을 개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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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상품 대비 30% 이상 저렴해진 가격 혜택은 고객에게 돌아갔다. 미그린산업 역시 공장 증설이나 추가적인 생산인력 투입 없이 월 1만5000박스(판매가 기준 매출 1억5000만원) 이상 매출이 증가하고 가동률 증가에 따라 추가적인 수익 창출도 가능하게 됐다.
한편 이달 현재까지 출시된 온리프라이스 134개 상품을 생산하는 총 60개 파트너사 중 77%(46개)가량이 중소기업이다. 이들 업체 매출 비중도 전체의 절반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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