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스페인의 카탈루냐, 바스크 지역을 비롯해 스코틀랜드, 이탈리아 북부 파다니아, 벨기에의 플랑드르 등 유럽 내의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지역들은 한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돈이 많거나 자원을 가지고 있어 전체 국가 평균 이상으로 잘사는 지역들이란 것. 이들은 중앙정부에 대한 불신이 높고 자신들의 GDP가 가난한 지역으로 들어가길 원치 않는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주로 강력한 중앙집권체제 내에서 장기간 단일왕조의 지배를 받아 국토 내 주민들의 일체감이 강하게 형성된 동아시아 지역들과 달리, 유럽 각국은 통일국가가 수립된지 이제 겨우 150년 정도 지난 나라들이 대부분이다. 독일은 1871년에 통일됐고 이탈리아 역시 1870년에야 통일됐으며 동유럽 국가들은 1918년 1차 세계대전으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붕괴된 이후에야 독립해 나라가 생겼다. 20세기에 들어설 때까지도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국가나 단일민족이란 개념은 희박했고 중세시대 내내 대부분 지역들은 각자 도시국가로 분리돼서 지냈다.
유럽 내에서 분리독립을 원하는 주요 지역들. 1번부터 영국 스코틀랜드, 2번 스페인 카탈루냐, 3번 스페인 바스크, 4번 벨기에 플랑드르, 5번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6번 프랑스 코르시카, 7번 유고슬라비아 코소보, 8번 영국 웨일즈, 9번 영국 북아일랜드, 10번 독일 바바리아(사진=아시아경제DB)
원본보기 아이콘그러나 소련과 동구권이 붕괴됐고, 유럽 전체가 유럽연합(EU)라는 체제로 재편됐으며 각국의 국경 의미가 퇴색됐고 EU 회원국들간의 집단 안보정책이 이뤄지는 등 군사적 긴장감이 사라지자 분리독립운동은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부유한 지역들이 더 이상 국가 일체감 형성을 위한 재원퍼주기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 것.
유럽 내에서도 강력한 경제적, 문화적 영향력을 지닌 이 지역들은 자국을 탈퇴해 새로 연맹을 만들어도 EU 회원국으로 들어가면 안보상 큰 문제가 없다는 이점을 노렸다. EU 회원국이 되면 기존 중앙정부가 군사적 재합병 시도를 하기도 어려워지고 이웃의 다른 대국에 합병될 우려도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지역이기주의가 시작된 것이다.
현재 분리가 가장 유력시 되는 곳은 스코틀랜드다. 스코틀랜드는 북해 유전을 놓고 분리를 희망하고 있으며 브렉시트에 반대해 다시 EU로 복귀를 희망하고 있다. 스코틀랜드가 완벽히 영국과 분리에 성공하면 이후 도미노처럼 유럽 각국으로 분리주의가 퍼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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