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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얼었던 장애인 마음 녹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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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복지장관, 고개숙인 진심

▲박능후 복지부 장관이 25일 광화문역에서 농성중인 장애인단체를 찾아 위로했다.[사진제공=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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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따뜻한 위로와 정부의 정책 의지가 5년 동안의 긴 농성을 푸는 촉매제가 됐다.

25일 오전 9시40분. 서울 광화문 지하도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은 약 5년 동안 장애인단체들이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곳이다. 약 170개 장애인·빈곤단체가 부양의무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해 왔다. 이들 단체는 2012년 8월21일부터 '부양의무제', '장애등급제', '장애인 수용시설'의 폐지를 주장해 왔다.
박 장관이 직접 찾아오면서 이들 단체는 5년 만에 농성을 풀기로 했다. 농성 단체가 요구하는 사항을 단계적으로 실천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데다 진솔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박 장관은 농성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영정사진 앞으로 먼저 향했다. 농성장에는 지난 5년 동안 복지사각지대에서 목숨을 잃은 18명의 장애인 사망자 영정사진이 놓여 있었다. 박 장관은 헌화하고 묵념했다. 이어 장애인·빈곤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장애인·빈곤단체 관계자들은 "정부가 국민들의 요구를 반영해 부양의무제, 장애등급제에 대해 단계적 폐지를 국정과제로 추진키로 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는 뜻을 전했다. 다만 부양의무자 기준은 단계적으로 완전 폐지가 목표여야 하고 장애등급제 폐지는 예산확보 등 구체적 실행계획 수립을 통해 장애인이 지역사회에 살아갈 수 있기 위한 권리보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박 장관은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지난 5년 동안 이곳 농성현장은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농성장'이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마련한 국정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의 부양의무자 기준·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탈시설 등 지역사회 정착 지원 등의 정책을 설명했다. 또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기초생활보장제도 개선, 장애등급 폐지와 관련한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달라는 요구에 즉각 협의체 구성을 약속했다.
복지부는 최근 '제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게 골자이다. 내년부터 주거급여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고 2019년 1월부터는 중증 장애인이 포함된 부양의무자 가구에 대해서도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된다.

또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이라면 장애등급에 상관없이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장애등급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장애인의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이들 단체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10주년 기념행사일인 오는 9월5일 농성을 풀겠다고 화답했다.

박 장관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면서 "정부가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을 통해 부양의무제 폐지를 향한 단계적 첫 발을 놓았는데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있다"며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복지사각지대를 완전히 해소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능후 장관이 25일 광화문역에서 장애인단체와 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제공=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이 25일 광화문역에서 장애인단체와 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제공=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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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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